이렇게 슬픈 MOM이 있었나...'라스트 댄스' 모드리치, '38세 289일' 최고령 득점에도 “축구는 잔인해” 망연자실

김아인 기자 2024. 6. 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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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마노 SNS.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포포투=김아인]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크로아티아는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고, 크로아티아는 3위로 마무리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여부를 결정짓게 됐다.


크로아티아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이 경기 최대 '죽음의 조'에 속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알바니아와 한 조가 됐다. 1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났는데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2차전에서는 1승 제물로 여겼던 알바니아가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2-2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다. 스페인이 16강 진출을 확정하면서,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사활을 걸어야 했다.


초반에는 팽팽한 흐름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전반에는 크로아티아가 좀 더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이탈리아가 슈팅 6회를 시도하며 공격적으로 나왔다. 크로아티아는 태클 6회, 걷어내기 9회, 골키퍼 선방 2회 등을 기록하며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았다.


먼저 앞서간 건 크로아티아였다. 후반 7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은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가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모드리치가 재차 골망을 흔들었고, 결국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 1-0 상황이 계속 유지되며 경기가 흘러갔다.


사진=게티이미지.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이대로면 승리가 유력했던 크로아티아. 종료 직전 약 1분만을 남겨놓고 크로아티아는 울었다. 마티아 자카니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1-1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고, 크로아티아는 다 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치면서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쳤다.


모드리치는 망연자실했다. 경기 후 그는 영국 'BBC'를 통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축구는 때론 잔인하다. 계속해서 뛰고 싶지만 언젠가는 축구화를 벗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계속 뛸 예정이지만,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드리치는 이날 경기 후 UEFA 공식 POTM에도 선정됐다. 또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모드리치가 38세 289일의 나이로 유로 본선 역사상 최고령 득점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진에 찍힌 그의 표정은 웃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모드리치는 현존하는 리빙 레전드다. 자국 리그에서 크로아티아 명문 클럽 디나모 자그레브 출신으로 2008-09시즌 토트넘에 합류했다. 해리 레드냅 감독 체제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메이킹을 꾸준히 수행하며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미드필더로 입지를 굳혔다. 토트넘에서 모든 공식전 160경기 동안 17골 24도움을 올리며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12-13시즌 세계적인 빅 클럽 레알 마드리드로 향했다. 모드리치의 가치는 레알에서 폭발했다. 카세미루, 토니 크로스와 함께 그 유명한 '크카모 라인'을 구축하며 레알의 본체와도 같은 중원사령관 역할을 뽐냈다. 이 시기 레알은 2015-16시즌부터 3시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를 제패하며 5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어느덧 나이 38세가 되었지만 그라운드에서의 영향력만큼은 여전하다. 모드리치는 올 시즌 리그 32경기에 출전했고, 1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어린 선수들이 대신 활약하면서 출전 시간은 1,685분으로 입지가 다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올 시즌 2골 6도움을 올리며 건재한 경기력을 이어갔다. 모드리치는 레알에서만 534경기에 출전해 39골 86도움을 기록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사진=게티이미지.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레알을 떠날 거란 소문이 있었다. 모드리치의 계약은 오는 6월을 끝으로 만료된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연결되기도 했고, 킬리안 음바페가 여름에 도착하면 등번호 10번을 물려줄 거란 주장도 있었다. 현지에서도 모드리치가 팀을 떠날 예정이라고 전망했지만, 모드리치는 낭만을 선택했다. 그는 연봉 삭감도 감수하면서 레알과 계약 연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의 중심이었다. 모드리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준우승을 이끌고 골든볼을 수상했다. 그해에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독식하던 발롱도르 수상에도 성공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37살의 나이에도 4강 진출에 성공했고, 브론즈볼을 받게 됐다.


한동안 국제 무대에서 활약이 없었던 크로아티아는 모드리치를 비롯해 '황금 세대'들과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UEFA 유로 2020 16강 진출, 2022 카타르 월드컵 3위 등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계가 여실히 들어났다. '황금 세대' 모드리치, 이반 페리시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등 베테랑들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최근에는 요슈코 그바르디올 등 신예들도 등장하고 있지만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POTM(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올랐지만, 루카 모드리치는 웃을 수 없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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