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장교야" 한 마디에 뚫린 민통선…20대男 집유

[아이뉴스24 최혜린 인턴 기자] 군 복무 시절을 추억하고 싶다는 이유로 장교를 사칭,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을 허가 없이 넘나든 20대 남성에게 징역형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한 군 부대가 운용 중인 검문소.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25일 청주지법 형사1단독 권노을 판사는 군사기지·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자신을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속인 뒤 부대에 침입해 휴대전화로 사진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검문소 2곳을 통과한 뒤 약 20분 동안 부대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문소 근무병들은 상급 부대에 해당 이름의 장교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수색에 나서 A씨를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이 민통선 내로 들어가려면 사전에 관할 군부대 등에 신원을 통보한 뒤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A씨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판사는 "경계 근무하는 군인을 속이고 군사기지에 침입해 다수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국가 안보를 해할 목적으로 기지를 촬영하거나 출입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0년 11월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북한 이탈주민이 지난해 첫날 같은 방법으로 월북한 이른바 '재입북'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동일한 육군 22사단의 관할 구역에서 발생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근무요령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 "검문소 근무자와 지휘관을 문책해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이다", "엄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혜린 인턴 기자(imhye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