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카드, 춘추전국시대로…금융권, 수수료 면제에 할인·이자까지 덤
지원 통화 확대, 국내 할인 등 시도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금융업계가 해외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트래블카드는 환전 수수료 100% 우대와 해외 결제·ATM(자동화기기) 수수료 면제 혜택이 특징이다.
금융업계는 모객을 위해 외화예금과 연계해 달러·유로에 대한 이자를 지급한다. 일부 트래블카드는 국내 가맹점에서 할인도 제공해 그 용도가 크게 확대됐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토스뱅크는 외화환전 서비스로 올해 각각 100만명가량 고객을 확보했다. 신한금융이 지난 2월 출시한 ‘신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최근 신규 발급 80만장을 돌파했다. 하나금융의 외화 환전 서비스 트래블로그는 가입자수가 올해 2월 400만명 돌파 후 6월 500만명을 넘겼다. 토스뱅크가 연초 출시한 외화통장은 올해 5월 출시 105일 만에 신규계좌 100만좌를 넘었다.
이는 각사가 환전 가능 통화 확대, 재환전 수수료 무료, 국내 가맹점 할인 등 트래블카드 혜택을 늘렸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은 토스뱅크가 연초 ‘환전·재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를 내세운 외화통장을 출시하며 격화됐다. 충전한 외화는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결제 가능하다. 외화통장과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연결한 고객 수는 전체 85%다. 올해 4월 30일까지 누적 환전 거래량은 총 5조8000억원에 달한다. 고객 1인당 평균 8만원 환전 수수료 부담을 줄인 셈이다.
다음 주자는 신한금융이다. 신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국내에서 4대 편의점 5% 할인 등을 제공한다. 신한은행 쏠트래블 외화예금과 연계시 달러에 대해 연 2%, 유로에 대해 연 1.5% 금리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28일 신한 쏠트래블 체크카드 거래 가능 통화를 기존 30종에서 42종으로 확대하고 최소 입금한도를 미화 10달러에서 1달러로 낮출 방침이다.
2022년 트래블로그 출시로 시장을 선점한 하나금융은 여행특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8월까지 트래블로그 환전 가능 통화를 58종으로 확대한다. 내달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엔 토스, 카카오, 신한, KB국민 등 타행 계좌도 트래블로그로 연결하도록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해 이용 편의성을 확대했다.
KB금융그룹도 국내외 할인을 동시에 제공하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국내에선 카페, 빵집, 철도, 고속버스, 주차장 등에서 할인을 제공한다. 온·오프라인에서 KB금융 간편결제 서비스 ‘KB페이’ 이용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해외 가맹점과 국내 쿠팡, 배민, 스타벅스, 시내버스·지하철, 이동통신 3사 등에서 5% 캐시백 할인을 제공한다. 위비트래블 외화예금과 연계해 사용 가능하다. 달러에 대해 연 2%, 유로에 대해 연 1.5% 이자를 준다.
카카오뱅크도 모바일 환전지갑 서비스 달러박스를 출시하며 외화환전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달러박스는 달러에 대한 환전·재환전 수수료를 면제한다. 달러박스로 모은 달러는 트래블월렛과 연계해 전 세계 70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트래블월렛은 트래블카드의 시초로 현재 고객 546만명을 확보했다.
금융업계가 신규고객을 확보하고자 환전 수수료를 포기하고 트래블카드 경쟁에 나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본래 환전 수수료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트래블카드를 계기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이 다른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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