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에너지가 수송동력 지배할까

2024. 6. 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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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를 회전시키려면 반드시 동력이 필요하다.

인류는 바퀴 회전에 필요한 동력을 기름에 의존해 왔다.

바퀴를 회전시키는 동력을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꾸는 것 자체가 격동으로 표현되는 배경이다.

반면 저항하는 쪽은 수송 동력에서 전기의 유입은 인정하되 역할은 보조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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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확대경


바퀴를 회전시키려면 반드시 동력이 필요하다. 인류는 바퀴 회전에 필요한 동력을 기름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오염 물질을 배출하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온실가스로 손꼽히는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인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자동차 배출량을 억제하는 규제를 도입해 왔다. 그럼에도 화석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한 탄소 배출은 막을 수 없다.

그래서 등장시킨 것이 전기자동차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논란이 있지만 기본적인 운행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만큼 내연기관 대비 환경친화적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오랜 시간 화석연료를 태우며 산업을 발전시킨 탓에 전기차의 확산은 각종 우려도 자아낸다. 일자리 감소, 산업 구조 재편, 국가 간 산업 민족주의 갈등, 세수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바퀴를 회전시키는 동력을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꾸는 것 자체가 격동으로 표현되는 배경이다.

동시에 한편에선 전기를 어떻게든 저장해 놓고 쓰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그 중 하나가 수소다.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연료전지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수소를 연료전지에 넣고 산소와 반응시켜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쓰려 한다. 물론 수소를 아예 내연기관에 직접 넣어 화석연료와 같은 방식의 동력을 얻으려는 움직임도 분명하게 전개된다. 이 경우 내연기관 중심의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다양한 에너지 전환 움직임엔 저항도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든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쪽과 최대한 탄소 시대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의 갈등이다. 그래서 탄소를 줄이려는 쪽은 다양한 혜택을 만드는데 집중한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주거나 운행 과정에서 감축된 탄소를 돈으로 환산, 거래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반면 저항하는 쪽은 수송 동력에서 전기의 유입은 인정하되 역할은 보조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하이브리드카(HEV) 대세론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빠른 전환이든 저항이든 전기차(BEV) 또는 수소차(FCV)로 가는 방향성에 대해선 모두가 인정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저마다 다른 예측치를 가지고 시장에 대응할 뿐이다. 제조사 및 국가별로 수송 부문의 동력 전환 속도에 차이가 나는 것도 친환경차 판매 예측이 서로 달라서다. 예를 들어 매년 연간 1억대의 신차가 글로벌에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친환경차 비중이 언제까지 어느 정도에 도달할지 내다보는 전망은 제각각이다. 각기 다른 전망치가 제조사 또는 개별 국가의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시키는 요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빠른 전동화를 선택했다. 어차피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그러나 기존 내연기관의 빠른 붕괴를 방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HEV가 내연기관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세제상 혜택을 배제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따라서 수송 부문의 동력 전환은 엄밀하게 ‘동력의 다양화’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할 수 있다. 정부가 내연기관, BEV, FCV 등이 동일한 가격 및 경제성을 가지도록 균형을 맞추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다음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수송 부문의 에너지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BEV와 FCV에 대한 혜택은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방향성이 맞다면 말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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