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올림픽 金은 마지막 퍼즐…모든 것을 바치겠다"
"내 라이벌은 천위페이가 아니라 모든 선수"
(진천=뉴스1) 이상철 기자 = 무릎과 허벅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안세영은 25일 충북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진행한 배드민턴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더운 날씨에 힘들게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데, 낭만적인 대회로 마무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 우승)의 마지막 퍼즐인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이번 대회에 모든 걸 바치겠다"며 금메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대표팀의 가장 확실한 메달 기대주다. 해마다 성장하는 그는 지난해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도쿄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우승했다. 아울러 현재 여자 단식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기량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가 올림픽 금메달의 가장 큰 복병으로 꼽힌다.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무릎을 다친 뒤 부침을 겪었다. 올해 초 인도 오픈에서는 허벅지에 이상을 느껴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지난 3월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에서도 무릎과 허벅지 부상 여파로 4강 탈락, 2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그러나 시련을 이겨내고 더 강해진 안세영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갔다. 이달 참가한 싱가포르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에서 각각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것. 이 두 대회 결승에서 모두 천위페이를 만났는데 1승 1패를 기록했다.
안세영은 "지금까지 힘든 훈련을 소화하면서 몸 상태가 80%까지 만들었다. 남은 20%는 파리 올림픽까지 차근차근 올릴 것"이라며 "지금까지 최악의 상황에서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훨씬 좋은 몸 상태로 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파리 올림픽은 현지시간으로 7월 26일 성대한 막을 올린다. 배드민턴은 개회식 다음 날부터 시작하며 여자 단식 결승전은 8월 5일에 열린다.
대회 개막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안세영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을 '낭만적인 대회'로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그 표현에 대한 이유를 묻자, 안세영은 "낭만이라는 단어는 스포츠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부상을 당했을 때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설렌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해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면 잘한 것이라는 말씀도 있었다. 올해를 부상으로 시작했지만 중간에 좋은 목표가 생겼고, 올림픽을 낭만적으로 잘 마친다면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은 안세영과 천위페이의 우승 다툼으로 전망된다. 안세영은 지난해 이후 최근 10번의 맞대결에서 7승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안세영은 "부상 때문에 오랫동안 천위페이와 만난 적이 없었는데 최근 두 대회 결승에서 연달아 맞붙어 좋았다. 내게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등 많은 걸 얻었다"면서 "다들 내 라이벌로 천위페이를 언급하지만, 나는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천위페이와 경기뿐 아니라) 예선부터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역대 최고의 성적에 도전하겠다"고 호기롭게 밝히면서 그 선봉장이 될 안세영에게 강한 믿음을 보였다.
김 감독은 "안세영의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로) 이미 정해져 있다. 그 길에는 부상 등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잘 극복했다. 스트레스와 부담이 컸을 텐데,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하다"며 "나는 안세영을 믿는다. 파리 올림픽에서 분명 자기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안세영은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파리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한 경기장에서 김가은(삼성생명)과 스페셜 매치를 치렀다.
그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올림픽을 대비해 좋은 환경을 조성해줬다. 이 코트에 들어가면 실제로 올림픽 경기를 뛴다는 생각에 긴장하는 등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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