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IPO 열풍 속 IT 인프라 변화, 클라우드 전환의 필요성과 전략적 접근

김영우 2024. 6. 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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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라클 이의형 상무] 최근 몇년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 찾아온 주식공모(IPO, Initial Public Offering) 열풍은 주식에 전혀 관심이 없던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간접투자에만 관심이 있었던 필자도 IPO에 여러 번 참여하며 조그마한 성과를 거두곤 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이미지 / 출처=셔터스톡

이러한 주식 공모 열풍은 IT 인프라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주식 공모나 신규 상장일때마다 소위 개미투자자들의 광클릭이 이어지고, 증권사 내부 시스템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트랜잭션을 감당하지 못해 서비스 접속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평상시보다 약 10~20배 정도에 달하는 사용자가 동시에 들어와 거래활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맨 처음 고객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담당하는 채널계 시스템(다양한 비대면 채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사전에 충분한 시스템 용량을 갖추고, 일정한 성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주식 시세 정보를 거래소로부터 제공받아 모든 채널 서버에 정확하게 전달하여, 순간 틱 정보(tick data)를 조회하는 투자자들에게 일관된 시세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증권사들이 이렇듯 일시적으로 폭발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시스템 확장이 용이한 클라우드를 검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여유 자원을 확보하고 유지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스템의 확장성뿐만 아니라, 초단위의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과금하는 가격정책으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다수 증권사가 증권거래시스템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래소가 있는 여의도센터와 최대한 가까이하기를 원하고, 개별 시스템의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하드웨어로 주문 제작하며, 마이크로초 단위로 시스템 튜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속도가 생명인 민감한 시스템으로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측면에서도 매우 예민하여, 범용 서버와 범용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공용 클라우드에 자신들의 코어 시스템을 이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

또한, 가상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에서 사용자 영역을 정밀하게 설정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통상적인 채널계 시스템은 증권사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스위치 장비로, 멀티캐스트(Multicast)와 브로드캐스트(Broadcast) 2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시세 정보를 전달하는 구조로 성능을 최적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이러한 채널계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영역으로 생각해왔다. 몇몇 클라우드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멀티캐스트 기반으로 시세를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증권사에서 요구하는 실시간 성능 및 안정성에 대한 기대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클라우드 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증권사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장성과 비용효율성이 보다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증권사 관계자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필자가 얻은 클라우드 전환에 따른 핵심 고려사항과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클라우드 서비스 접근 경로에는 외부 네트워크 연결서비스(POP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사의 데이터센터보다 하나의 경유지를 더 거치게 되며, 전용선을 구축해도 미미하지만 네트워크 지연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트래픽이 지나가는 구간에는 트래픽 요금이 발생한다. 기존의 자사 구축형(온프레미스) 방식에서는 전용선 비용만 지불하면 됐지만, 클라우드에서는 통신사 전용선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네트워크 전용선 연결서비스와 트래픽 과금이 추가로 발생하며, 생각지도 못했던 폭탄 과금이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평상시 얼마 안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IPO와 같이 거래가 급증할 경우, 무시할 수준의 비용일지는 충분히 계산을 해봐야 한다.

셋째, 채널계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확장할 경우, 시세정보를 모든 채널 시스템에 동시에 전달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세정보의 데이터사이즈와 확장해야 할 채널계 서버의 분량을 충분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사이즈는 현재보다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채널서버는 수십대에서 수백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패킷 유실없이 전달할 수 있는 솔루션 아키텍처 및 검증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넷째, 메모리DB기반의 채널계 서버 노드는 CPU 수량은 많지 않고, 메모리만 대단히 큰 기형적인 시스템 사양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대다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여러 종류의 표준 서버모델을 제시하고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대용량 메모리의 서버를 요구하면, CPU 수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실제 사용하지도 않는 CPU비용을 동시에 지불해야만 한다. 만일 사용자 정의로 CPU수량은 고정한 채 메모리만 확장이 가능하다면, 불필요한 과금을 상당량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하게 되면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서의 운영방식과는 달리 표준플랫폼을 지향하기 때문에, 기존에 직접 설치하고 운영해왔던 특정 서버나 스위치 장비를 그대로 가져갈 수가 없다. 물론 충분히 검증된 성능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최우선이겠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이유로 클라우드 전환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이미 초고성능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통신방식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통신방식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지원 부서의 협조가 필연적이고 충분한 검증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만일 채널계 시스템만 클라우드로 확장 이전하고, 주문체결, 원장, 대외계 시스템 등의 기존 자원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어느 순간 병목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사용자 증가, 채널계 시스템의 확장에 따라 내부 핵심 시스템 또한 어느 방식으로든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민하는 이유는 많은 증권사들이 기존의 데이터센터와 시스템 구조에서는 더 이상의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사용시간을 기반으로 과금하는 방식을 채택해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만일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을 고려한다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관계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와 협의 과정이 필연적이다. 특히나 금융 증권업계 기업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한 최적의 아키텍처와 솔루션과 함께 최적화된 비용구조를 사전에 예측해보는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이의형 한국오라클 기업 클라우드 아키텍트 상무 / 출처=한국오라클

글 / 이의형 한국오라클 기업 클라우드 아키텍트 상무

이의형 한국오라클 기업 클라우드 아키텍트 상무는 2011년 1월 한국오라클에 합류했으며, 오라클 입사 전에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와 포스데이타(Posdata) 등 다양한 선두 테크 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의형 상무는 1994년 중앙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편집 / IT동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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