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다고 얕보면 안 돼"...익수사고 3명 중 1명은 '이곳'에서
바야흐로 물놀이의 계절이다. 한여름, 재미있게 놀면서 무더위를 피하는 데는 물놀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계곡, 강, 바다, 수영장 등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몰려든다. 하지만 물놀이에 따른 사고와 질병이 매년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이 23개 참여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불의의 익수사고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수는 685명으로 남자 496명(72.4%)· 여자가 189명(27.6%)이었다. 나이별로는 9세 이하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고(207명, 전체의 30.2%), 70세 이상 144명(21.0%), 60대 91명(13.3%), 50대 79명(11.5%) 순이었다.
전체 익수사고 환자 중 21.2%가 사망(익사)했고, 70세 이상 사망률이 40.3%로 가장 높았다. 익수사고 장소는 야외·바다·강에서 51.5%로 가장 많이 발생하고, 다중이용시설(워터파크·수영장 등) 25.4%, 주거시설 10.7%, 수중 운동시설(실내 수영장 등) 9.2% 등으로 분석됐다. 익사자 3명 중 1명이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사망한 셈이다. 시기별로는 8월 16.6%, 7월 15.9%, 6월 9.1% 등 40% 이상이 6∼8월 3개월에 집중됐다.
소름 돋으며 입술 파래지면 '저체온증' 신호
물놀이할 때, 특히 지형이 눈으로 보기에 불확실한 강·계곡·바다에서는 '과유불급'의 자세로 은인자중하는 것이 상책이다. 찬물에 갑자기 뛰어들거나 다이빙하면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손과 발→팔, 다리→몸통(심장) 순으로 몸에 물을 적신 후 천천히 물속에 들어가야 한다.
물놀이 도중 몸이 떨리고 소름이 돋으면서 입술이 파래지면 '저체온증' 신호이므로 물놀이를 바로 중지한다. 물 밖으로 나와 큰 수건이나 옷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 같은 기본 수칙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물에 빠진 사람이 생기면 119에 신고한 뒤 먼저 맥박과 호흡 여부를 확인하고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맥박이 있다면 입안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를 젖힌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 넣는 방식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심장이 약하게 뛰거나 정지했다면 가슴압박을 계속한다.
젖은 옷은 체온을 빼앗을 뿐 아니라 몸에 밀착해서 가슴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인공호흡의 효과를 떨어뜨리므로, 처치를 계속하면서 젖은 의복을 벗기고 마른 의복으로 갈아입히거나 모포로 덮어준다. 인공호흡 후에는 바로 응급실로 데리고 간다. 구급차를 불러 보다 전문적인 조치를 받는다.
만원 수영장, 눈병·피부병·귓병 등 온상
행락객들이 '사람 반 물 반' 밀집하는 워터피아(워터파크)나 수영장은 각종 감염질환의 온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영장 물 소독을 위해 사용되는 염소(CL)는 만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눈이 충혈되고 가려운 증상과 함께 때로는 통증을 느끼며 눈꺼풀이 무거워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농도의 염소 성분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안질환이나 피부질환자들은 수영장 이용을 피하고, 수영장 물에 자극받기 쉬운 만성 호흡기질환자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자들은 될 수 있으면 수영장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영장 이용 후에는 깨끗한 물로 몸 구석구석을 청결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놀이를 다녀와서 귀가 가렵고 귓속에서 노란 진물이 나온다면 외이도염일 가능성이 크다. 귀를 만지거나 면봉 등으로 쑤시면 피부의 상처가 커져 외이도염이 악화한다. 만성 외이도염은 가려움증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가려움증이 있으면 귀를 자꾸 만지거나 긁게 된다. 귀가 간지러워서 귀를 만지거나 면봉 등으로 쑤시는 경우 피부의 상처가 커질 수 있어 위험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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