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들, 불황에 ‘울며 겨자먹기’로 공사비 대신 물류센터 떠안는다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2024. 6.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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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불황에 시공사들이 직접 시공한 물류센터를 떠안고 있다.

성도이엔지처럼 올들어 시공사가 직접 나서서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시공사들은 준공 이후 물류센터가 매각되면 자금을 회수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시공사들은 일단 부실자산을 싸게 사서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버티자는 입장"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시공사들이 경·공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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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이엔지가 시공한 경기도 용인시 저온물류센터 전경[사진 출처 = 성도이엔지 홈페이지]
부동산 시장 불황에 시공사들이 직접 시공한 물류센터를 떠안고 있다. 자산을 인수해 시장이 반등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적절한 시기에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도이엔지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저온물류센터를 대신자산신탁으로부터 880억2000만원에 양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자산총액 대비 약 13.63% 규모다.

성도이엔지는 이 물류센터의 시공을 맡았다. 공사도급계약과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에 의한 시공사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물류센터를 취득하게 됐다.

성도이엔지 관계자는 “공사 미수채권 회수와 부동산 투자수익 확보 등을 목적으로 양수를 진행했다”며 “향후 임대수익과 매매차익을 통해 자산 증대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이 물류센터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북리 1016에 소재해 있다. 아미산업이 개발을 추진했으며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구성돼 있는 저온 물류창고 시설이다. 토지면적 9707㎡, 건물면적 3만8958㎡ 규모다.

IB업계는 성도이엔지가 이 물류센터를 양수하면서 공사비를 충당하고 향후 임대를 통해 이자나 매몰 비용 등을 보전해나갈 것으로 해석한다.

성도이엔지처럼 올들어 시공사가 직접 나서서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시공사들은 준공 이후 물류센터가 매각되면 자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현재는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자산을 사들인 다음 시장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DL건설은 시행사 에스피씨군량물류를 대신해 연대보증을 했던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군량리에 소재한 물류센터를 1220억원에 인수했다. 에스피씨군량물류가 파산을 신청함에 따른 결정이다. 이 물류센터는 연면적 5만3719㎡의 대규모 물류센터로 지난해 준공을 마무리한 곳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시공을 맡았던 경기도 안성시 가유지구에 위치한 물류센터 채무 995억원을 떠안았다. 인허가를 못 받아 준공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서다. 이후 물류센터 부지가 공매로 넘어갔고 3차례 유찰 끝에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 1108억원에 낙찰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시공사들은 일단 부실자산을 싸게 사서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버티자는 입장”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시공사들이 경·공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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