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송강호 “생애 첫 예능 ‘핑계고’, 유재석 진행에 감탄”[인터뷰]

이승미 기자 2024. 6. 25. 15: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디즈니+
배우 송강호(57)와 변요한(38)이 드디어 한 작품에서 만나 치열하게 연기했다. 두 사람은 18일 마지막 화를 공개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삼식이 삼촌’를 함께 이끌었다. 데뷔 후 35년 만에 첫 드라마에 출연한 송강호와 데뷔 초부터 그와 연기 호흡 맞출 날을 꿈꿔왔던 변요한에게 이번 드라마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두 사람은 각각 정치인들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박두칠과 조국을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엘리트 청년 김산 역을 맡아 자신들의 ‘원대한 꿈’을 위해 위험한 동행을 했다. 의미가 남다른 선배 송강호의 첫 드라마에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이라는 변요한의 말에 송강호는 “그의 연기는 우리 드라마를 받쳐주는 기둥이었다”고 화답했다.

극중 그가 연기한 박두칠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름이 아닌 ‘삼식이 삼촌’으로 불린다. 전쟁 통에도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밥 세 끼 꼭 먹인다’는 신념으로 인해 생긴 별명이다. 온갖 더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권력 지향적 인물이지만 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해 줄 거라고 믿는 “로망의 대상” 김산을 온 마음을 다해 지키는 순수함을 가진 이중적인 모습도 지녔다.

“드라마의 배경은 과거이지만 이 인물이 현재를 반추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사실 배우란 게 그래요. 연기하는 캐릭터를 통해서 마음 한편에 존재했지만 잊고 있었던 얼굴을 꺼내 보게 만드는 존재죠. 삼식이 또한 시청자분들에게 그런 캐릭터가 되길 바라며 연기했어요.”

드라마는 1990년 데뷔 이후 줄곧 영화 ‘한 우물’만 파왔던 그의 첫 드라마 출연작으로 주목받았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발전 등으로 인한 “세계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의 다양화와 다변화”가 그를 자연스럽게 드라마로 이끌었다.

“첫 드라마로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는 신연식 감독님의 새로운 시선이 참 좋았기 때문이에요. 감독님은 트렌드와 공식화된 흥행 요소를 따라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틈새의 아름다움을 포착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1950년대 이야기를 돌아보며 현대를 천천히 반추하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하는 시도가 좋았습니다.”

드라마는 깊이 있는 이야기로 호평받았지만, 화제성 및 글로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복잡한 근현대사 이야기와 너무 많은 등장인물 등이 장벽으로 꼽혔다.

“우리 드라마의 소재가 글로벌하게 먹히기 힘들 거란 건 예상했던 일이에요. 물론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있죠. 하지만 자극적인 콘텐츠의 범람 속에 진지하면서도 묵직한 드라마가 가진 의미와 깊이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디즈니+가 아닌 KBS 등 공중파를 통해 방영됐다면 ‘역대급 평가’를 받았을 드라마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디즈니+의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글로벌 성적을 내기에는 위험성이 내재한 드라마였음에도 글로벌 OTT가 이런 시대극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렸다는 게 대단하죠. 이런 진중한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는 역할을 해준 것만으로도 존경스러워요.”

이번 드라마에 대한 애정은 예능 출연으로도 이어졌다. “예능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예능 출연을 기피했던 그가 드라마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튜브 예능 ‘핑계고’에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예능에 자신이 없어 신작 홍보 활동을 할 때 ‘예능 빼고는 다 할게요’라고 읍소했었어요. 하하! 그런데 ‘핑계고’는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변요한, 진기주 씨와 함께해서 나갈 수 있었어요.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압박에 힘들긴 했지만 유능한 유재석씨의 진행 덕에 무사히 하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페셔널하게 필요한 말을 딱딱 끌어내 주시는 데 ‘역시 유재석이구나!’라며 감탄했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