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수리 안돼" 굳건하던 정부 "6월 말까지 속히 처리"(종합)

천선휴 기자 2024. 6. 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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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레지던트 모집 지원 기회 부여 방안 검토
"현장 지킨 전공의와 형평성 문제 있어 검토 중"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속히 처리하고 돌아오는 가을에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에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현장을 지킨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직 처리 현황 등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여러 조치들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오전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련병원들에 "전공의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료계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최선을 다해 설득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면서도 "복귀가 어려운 전공의에 대해 조속히 사직 처리해 6월 말까지 병원 현장을 안정화시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레지던트 모집 일정과 연관이 있다.

'전공의 임용 시험 지침'에 따르면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선 다음달 중순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사직서를 수리한 뒤 결원을 파악해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한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도 이날 오후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사직서 수리를 독려하고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9월 모집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이런 부분들이 확정이 돼야 될 필요가 있었다"면서 "전공의 근무 상황이 확정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6월 말쯤에 사직서 처리 현황이나 상황을 점검해서 관련 조치들을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공의가 원래 소속된 수련병원에 돌아가지 않고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수련 규정에 따라 병원의 취업은 약 1년간 불가능하다.

전문의 수련 규정에는 '전공의가 사직하는 경우 1년 이내에 같은 과목, 같은 연차로 다시 복귀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권 지원관은 "사직서 수리가 된 전공의에게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 기회를 부여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수련병원 등 의료계의 요청이 있어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다만 현장을 지킨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 처리되고 하반기에도 돌아오지 않을 경우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없이 올해를 버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응책이 없어 보인다.

권 지원관은 이 같은 기자의 질문에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는 의료 현장 상황이나 전공의 복귀 수준, 여론 등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전공의들의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조 장관은 앞선 회의에서 전공의들에게 "국민과 환자를 위해 다수가 기피하는 필수의료를 선택한 소중한 분들"이라며 "여러분들이 이런 방식으로 수련을 중단하는 것은 개인의 불행이자 국가의 큰 손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열악한 근무여건,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등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바꾸겠다. 예전과는 다른 여건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연속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근로시간 단축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재정 지원 강화도 약속했다.

조 장관은 또 "전공의협의회가 제시한 건의사항인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대책 마련, 전문의 인력 확충방안,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설치 등도 속도감 있게 검토하고 있다"며 "속히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여러분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서 더 많은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권 지원관도 브리핑에서 "전공의 단체에서 제시한 요구사항 중 △과학적인 의사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이미 속도감있게 논의를 진행하고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전공의 복귀를 호소했다.

조 장관은 최근 구성된 범의료계 단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정부에 의정협의 참여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이제라도 의료계가 대화의 뜻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전공의와 의대생은 합류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권 지원관은 "아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성이 조만간 돼서 대화가 가시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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