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과소비 시대 “연극이 인류를 구원할 것”...연극 ‘벚꽃동산’ 손상규 배우
시대 뒤처진 인물 송재영 연기
배우를 인물로 존재하게 하는
스톤의 작업 방식에 반해 출연
7월7일까지 LG아트센터
연대 법대 재학 중 연극 투신
“콘텐츠 넘치는 OTT 시대에
현장성 가진 연극의 가치 커”
사이먼 스톤이 연출한 연극 ‘벚꽃동산’에서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물 송재영 역을 맡은 배우 손상규(47)를 만났다. ‘벚꽃동산’은 스톤이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대표작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이 러시아 농노 해방(1861)과 러시아 혁명(1917) 사이 격변기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듯이 스톤의 ‘벚꽃동산’은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한국 재벌의 후손들이 시대에 뒤처지며 몰락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손 배우는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양종욱·양조아 배우, 박지혜 연출가 등으로 구성된 양손프로젝트에서 연극 ‘개는 맹수다’ ‘전락’ 등을 선보이며 연극 판의 총아로 자리잡았고, ‘살아있는 것을 수선하기’ ‘오셀로’ ‘메디아’ 등에 출연했다. 2017년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괴물’ 등 매체 작품에도 꾸준히 얼굴을 보이고 있다.
손 배우가 ‘벚꽃동산’ 출연을 결심한 것은 전 세계를 누비며 입센, 체호프 등의 고전을 각 나라의 현대 배경에 맞게 재해석하는 스톤의 작업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는 “고전에서 정수를 뽑아낸 뒤 현 시대에 날카롭게 적용하는 통찰력과, 배우들이 그것을 체화해 자신의 것으로 표현하게 하는 작업 과정이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손 배우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발달로 콘텐츠가 손쉽게 소비되는 시대에 연극이 더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우와 관객, 관객과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매 공연이 새로운 가능성을 품는 연극은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콘텐츠들에 없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손 배우는 “저의 주변에는 예술이 배달음식처럼 소비되는 시대에 ‘연극이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끝없이 복제되고 보자마자 잊히는 콘텐츠들 사이에서 연극의 현장성과 불확정성은 더 소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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