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설치될 IBM 양자컴 모형…연기도 찍는 '퀀텀닷' 이미지센서 한눈에

이병구 기자 2024. 6. 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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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코리아 2024 "양자 기술 총출동"
IBM의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의 1대1 크기 모형.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미국 IBM이 올해 하반기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설치할 127큐비트 양자컴퓨터 실제 모형이 공개됐다.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의 양자 통신은 물론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어 이미지 센서에 도전하는 퀀텀닷 기술 등이 대거 소개됐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25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글로벌 양자과학기술 축제 '퀀텀 코리아 2024'에서는 양자 기술 관련 기업, 기관들이 총출동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퀀텀코리아 2024 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이날 국제 양자 연구-산업 전시회에는 11개국에서 총 63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행사 첫날 가장 먼저 눈에 띈 기업은 IBM이다. IBM은 수십 년 동안 양자컴퓨팅을 주도해 온 기업이다.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IBM Quantum System One)'의 1대1 모형이 샹들리에처럼 반짝이며 전시돼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IBM 측은 "현존 양자컴퓨터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127큐비트(Qubit)급 프로세서가 탑재된 '시스템 원'은 하반기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설치돼 연구 등의 목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에서 쓰이는 정보의 단위로 기존 컴퓨터가 정보를 0 또는 1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0~1 사이의 중첩된 값을 나타낼 수 있어 특정 연산에서 기존 컴퓨터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을 낸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2026년까지 50큐비트급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초전도체 방식으로 극저온에서 흐르는 초전도 전류에 마이크로파를 가해 전류의 중첩 상태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큐비트는 초전도체 방식 외에도 구현이 가능하다.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SAINT) 이온포획 양자공학 연구실에서는 전하를 띤 입자인 이온을 전자기장으로 붙잡아 이를 하나의 큐비트로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위지원 SAINT 연구원은 "현재 초전도 방식으로 구현한 큐비트는 개수가 많지만 인접한 큐비트끼리만 상호작용할 수 있어 연결성이 떨어진다"며 "이온포획 방식은 배열된 이온들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연결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미국 아이온큐(IONQ)가 이온포획 방식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양자기술을 활용하고 싶은 연구자들이 각자 양자기술 기반을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중요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26년까지 산·학·연이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양자 연구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을 소개했다. 양자테스트베드와 개방형 양자팹, 서울양자융합R&D지원센터(양자패키징센터) 등을 순서대로 열 예정이다.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마존 브라켓'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클라우드 형태로 양자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면 이를 실제 양자컴퓨터와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한다.

양자컴퓨터보다 우리 실생활에 가장 가까운 양자기술은 양자 암호화 기술이다. 국내 통신 3사인 SKT, KT, LGU+ 모두 양자 암호화를 적용한 유·무선 통신 기술을 소개했다. 양자 암호화 기술은 어려운 수학 문제 등으로 송신자와 수신자가 암호키를 나눠 갖는 기존 암호화 방식이 양자컴퓨터 등으로 해킹될 가능성이 있어 등장한 새로운 보안 통신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도청·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양자통신 전문기업 엑스게이트(Axgate)는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를 사용할 때 양자난수를 발생시키고 여기서 생성된 키를 암호화에 활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일반 컴퓨터로 생성된 기존 난수는 결국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자 현상을 통해 무작위로 생성된 값은 트루 랜덤(true random)이라고 불리며 '완벽한 난수'로 해석된다.

양자기술은 센서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양자점으로 불리는 퀀텀닷(QD, quantum dot)은 크기가 충분히 작은 입자가 에너지를 받았을 때 에너지 수준이 양자화(Quantization)되면서 크기에 따라 특정 빛을 내는 물질이다. 우리 주변에서는 디스플레이에 주로 사용된다.

국내 기업 SDT는 이 과정을 역으로 이용해 '양자 이미지 센서'로 활용했다. 퀀텀닷으로 빛을 인식해 영상으로 변환한 것이다. SDT 관계자는 "퀀텀닷으로 만든 센서는 적외선 파장까지 폭넓은 파장을 인지할 수 있어 기존 카메라와 달리 연기 등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며 "비슷한 범위의 파장을 인식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보다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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