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위해 써야할 예산 천억을 케이블카에?”, 양양주민들 설악산 케이블카 적절성 감사청구

김기범 기자 2024. 6. 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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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대책위)가 25일 오전 강원특별자치도청 앞에서 포크레인을 막아서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강원도에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에 대해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제공.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의 위법성과 절차의 적절성 등에 대해 강원 양양군 주민들이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대책위)는 25일 강원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주민감사 청구인 명부 제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감사 청구인명부 서명이 조기에 완료돼 청구인명부를 강원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청구인단 모집 기한은 다음달 8일이었다.

대책위는 지난 4월 1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주민감사청구 청구인명부’에 서명한 양양군 주민의 수가 양양군 주민감사청구에 관한 조례에서 정한 수인 150인 이상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서명에 참석한 양양 주민은 약 200명에 달한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대책위)가 25일 오전 강원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에 대해 주민감사를 청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제공.

대책위가 강원도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한 주요 내용은 케이블카 사업 예산집행 과정의 위법성, 지방재정투자심사 의뢰서의 거짓부실 작성 및 제출 등이다.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 전체 사업비인 1172억원의 약 83%인 972억원은 양양군이 부담해야 하는데 전체 사업비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양양군의 재정 부담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양양군은 지난해 11월 케이블카 착공식을 열었으며, 다음달 초쯤 실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민들은 강원도가 감사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감사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주민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케이블카 설치에 적극적으로 찬성해 왔던 양양군 주민들이 짧은 시간 동안 200명 가까이 청구인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는 긴급재정안정화기금을 사업비로 전용한 양양군의 행태가 법령을 위반했을뿐 아니라 공익을 해친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책위는 이어 “서명 과정에서 다수 양양군 주민들이 양양 예산만으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려는 양양군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사업추진에 관여한 공무원 모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민감사청구와 소송의 자문을 맡고 있는 최재홍 변호사는 “설악산에는 이미 권금성 케이블카가 운영 중에 있고, 추가로 6개의 케이블카가 더 추진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양양군의 오색케이블카 추진은 주민감사와 더불어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할 충분한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에 앞서 케이블카 사업부지 일대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강력한 현장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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