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관리 안 되면 ‘이곳’까지 손상…악순환 끊으려면 어떻게?

안세진 2024. 6. 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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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내부의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이르는 고혈압은 심혈관 건강을 해치는 주원인이다. 높은 혈압으로 인해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면 △뇌졸중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 각종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은 우리 몸속 침묵의 장기, 콩팥을 해치는 질환이기도 하다. 콩팥은 약간 손상되더라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제 기능을 거의 상실한 후에야 서서히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한번 손상된 콩팥은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도 어렵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다면 콩팥 건강에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한다.

높은 혈압은 콩팥 건강을 해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과 콩팥 손상의 악순환…만성 콩팥병까지 이어져
고혈압으로 인해 혈압이 만성적으로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콩팥의 미세혈관이 서서히 손상을 입으며 사구체와 세뇨관 등의 내부 조직이 손상을 입게 된다. 이로 인해 콩팥의 여과 기능이 떨어지면 몸속에 쌓인 노폐물과 나트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게 되며, 체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져 혈압이 더욱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게다가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혈압과 혈관 수축을 조절하는 호르몬 체계가 망가지게 된다. 콩팥에서는 혈압을 올리는 레닌이라는 호르몬이 만들어지는데,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레닌 수치가 상승해 혈관 수축 호르몬 체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고혈압이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고혈압으로 인해 콩팥이 계속해서 손상되면 혈압 조절이 더욱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만성 콩팥병’이라는 합병증까지 이어지게 된다. 고혈압으로 인한 만성 콩팥병이 3기 정도로 진행되면 △피로감 △식욕부진 △가려움증 등의 초기 증상이 발생하게 되며, 4~5기 이상으로 진행되면 크레아티닌 수치가 크게 오르면서 빈혈, 전해질 불균형, 대사성 산증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생명 유지를 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고려해야 하는 단계다.

실제로 대한신장학회의 ‘우리나라 신대체요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새로 투석이나 이식을 시행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20.5%는 고혈압성 콩팥병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뇨병으로 인한 콩팥병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말기 신부전의 원인이다. 그런 만큼 콩팥병 발병 초기에 혈압을 잘 조절하면서 콩팥 건강을 관리해야 하지만, 문제는 콩팥병 발병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다면 평소 신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이상 여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성 콩팥병 있다면 약 복용하고 생활습관 관리해 혈압 낮춰야
고혈압성 콩팥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압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박성빈 원장은 “고혈압으로 인한 콩팥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 콩팥병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혈압 조절을 잘 해서 정상인 수준의 혈압을 유지한다면 콩팥이 손상되는 속도를 정상인들의 일반적인 노화 속도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개정된 국제신장학회의 진료지침에 따르면, 고혈압으로 인한 콩팥병 환자는 수축기 혈압을 정상인과 비슷한 수준인 120mmHg 이하로 혈압을 낮출 것이 권고된다.

이렇게 혈압을 조절하고 신장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콩팥병 진행 단계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당뇨병이 동반돼 있거나 하루 30mg 이상의 알부민뇨가 동반된 고위험군이라면 콩팥 기능 보호와 알부민뇨 억제를 위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ll 수용체 차단제를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성 콩팥병 환자는 고혈압과 콩팥 질환이라는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조깅 등의 유산소 운동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만큼, 평소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시작 직후에는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지만, 몸이 운동에 적응하면 혈관이 서서히 확장되면서 수축기 혈압을 5~7mmHg 정도 낮출 수 있다.

평소 음식을 먹을 때는 하루 총 나트륨 섭취량을 2g 이하로 낮춘 저염식을 먹는 것이 좋다. 나트륨은 고혈압을 악화시키는 주원인인 데다, 콩팥 기능이 떨어질수록 나트륨을 배출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소금, 간장 등 짠맛을 내는 재료보다는 향신료를 사용해 풍미를 살리고, 국물 음식을 먹을 때 건더기 위주로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보다는 날것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채소와 과일류 섭취를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성빈 원장 (내과 전문의)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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