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덜렁덜렁 계약' 발언 국토부 장관…45일만에 사과

김태인 기자 2024. 6. 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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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늘(25일_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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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청년층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덜렁덜렁 계약'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박 장관의 이 발언이 '2차 가해'라고 비난했습니다.

박 장관은 오늘(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에서 "(전세사기 원인 중 하나인)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주겠다는 설명을 하다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썼던 것"이라며 "이 사태의 책임이 젊은 분들의 개인적인 잘못에 근거한 것이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결과적으로 제 말 때문에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가 더 노력하겠다는 설명을 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섞여 들어간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13일 전세사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의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꼼꼼하게 따지는 인식이 생기지 않았겠냐"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청년들에게 일부 책임을 묻는 태도라며 논란이 됐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박 장관의 발언이 '2차 가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재난에 대해 국민을 구제해야 하는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토부 장관이 여덟 번째 피해자가 돌아가시고 열흘도 안 돼 이런 말을 했다"며 "피해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이자 2차 가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전세사기라고 하는데 '사기 사건'이 아니라 전세 제도를 안전하게 운용하지 못해서 발생한 '사회적 사고'"라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아 정상거래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이 잘못해서 이런 사고가 생긴 것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의 잘못 때문"이라며 "두 가지에 대해 장관이 명확히 인식하고 인지하는 것이 사과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박 장관은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지만 사태의 원인이 피해자들에게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며 "제 인식은 전세사기는 여러 가지 제도적, 시장적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지 피해자들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사회적인 문제로 고통받은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하루빨리 실현 가능한,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피해 구제책을 만들어서 조치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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