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픈 정청래” “얻다 반말?” 6분 만에 파행한 ‘완전체’ 법사위

여당 의원 참석한 첫 법사위 회의, 고성‧조롱 오가다 ‘파행’
與 “여당 간사와 일정 논의 안 하냐”
野 “간사 선임 때 들어와 있지 그랬나”
유상범-정청래 충돌…“예의 없어” “공부 내가 더 잘했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이후 처음으로 여당 의원들이 참석한 '완전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5일 열렸다. 그러나 시작부터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삿대질과 고성이 난무했고 결국 6분 만에 회의는 파행을 맞았다. 그 과정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유상범 등 여당 일부 의원들이 "공부 좀 하고 와라" "존경하고픈 정청래" 등 조롱과 비아냥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개의하자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의원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정 위원장을 향해 "(여당 간사) 사보임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항의했다. 법사위 안건 상정 등 의사 일정들이 여야 간사 간의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정해졌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 앉으셔서 자기소개부터 하시라"며 "아직 인사도 안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위원장도 국민의힘이 상임위 '보이콧'으로 뒤늦게 법사위에 참여했다는 점을 꺼내어 "간사 선임할 때 들어와 있지 (그랬냐)"고 맞받아치면서 양측 간 신경전은 한층 고조됐다.

유 의원이 정 위원장의 옆으로 가 간사 선임을 거듭 요구하자 정 위원장은 유 의원을 향해 "그런데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여당 의원들이 법사위 참여 후 자기소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이에 유 의원은 "그런 위원장님 성함은 어떻게 되느냐"고 받아쳤고 서로 이름을 답하자 주위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지각 출석해서 간사 선임이 안 된 상태"라며 "간사가 아니면서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라고 유 의원을 맹폭했다. 이에 유 의원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라며 반말과 삿대질을 하자 정 위원장은 "어디다 대고 반말이야"라며 고성으로 맞받았다. 둘 사이 언쟁이 격해지자 정 위원장은 개의 6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정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속개하려 하자 유 의원이 다시 문제를 제기하면서 다시 언쟁이 시작됐다. 정 위원장은 "국회법대로 하는 것"이라며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세요"라고 외쳤고 유 의원은 "법 공부는 조금 더 제가 잘하지 않았겠나"라고 받아쳤다. 듣고 있던 장경태 의원은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했던 것을 환갑이 넘어서 자랑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말을 보태며 정 위원장을 엄호했다.

그런 가운데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발언 기회에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이라고 말문을 열어 언쟁을 다시 키우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존경하고픈'이라는 표현 자제해 주고 그런 말로 희화화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곧장 지적했다.

이에 유 의원이 다시 나서서 "(위원장이) 다시 나서서 '존경'이라는 말을 붙이지 말라고 지적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자 정 위원장은 "자기 모순적인 발언"이라며 유 의원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유 의원이 반발하자 정 위원장은 "위원장은 의사진행을 위해 퇴장도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고 여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법사위는 이날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방송3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률이다. 국민의힘은 다른 법과의 형평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추가 대체토론과 법사위 소위 회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