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주 “송강호선배님 박수 한번에 세상 얻은듯, 칭찬문자에 환호”(삼식이삼촌)[EN:인터뷰②]

박수인 2024. 6. 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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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배우 진기주가 대선배 송강호의 칭찬을 받은 심정을 전했다.

진기주는 6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삼식이 삼촌'(각본/감독 신연식) 종영 인터뷰에서 송강호로부터 칭찬 문자를 받았을 때의 심경과 함께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앞서 송강호는 진기주에게 '너무 고생했고 너무 훌륭했다. 절제된 감정들이 때론 순수했고 정교했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인터뷰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진기주는 "제가 먼저 문자를 드렸고 선배님이 답장을 주셨다. 제가 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거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소심한 편이다. 선배님과 같이 있었음에도 '존경한다, 멋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목끝까지만 차올랐을 뿐 하지 못하고 끝났다. 홍보 일정을 할 때도 표현을 못했다. 이렇게 끝나면 안 되겠어서 용기를 냈다. 제가 표현을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단어를 못 꺼내겠더라. '존경한다 멋있다'는 말도 30년 넘게 들으셨을 거 아닌가.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이 전달될까 고민하다가 촬영, 홍보가 끝나버렸다. 결국 식상한 단어로 말씀을 드렸다. 너무 감사하게도 1부부터 쭉 볼 때 잘했다는 문자를 남기고 싶었는데 못하셨다더라. 할까 말까 하셨다는 말을 해주시면서 절제된 감정들이 순수했고 때론 정교했다고 해주셔서 그 문자를 받고 '와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송강호의 출연이 '삼식이 삼촌' 출연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연기적으로 많이 부딪히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고. 진기주는 "선배님과 한작품에 들어가 있는 것도 너무 크고 감사한 요소라서 영향이 컸다. 그런데 붙는 신이 거의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대사 한 마디가 없었으니까. 선배님의 눈을 보는 건 너무 좋았는데 대사도 주고 받고 싶었고 어떻게 받아주실지 어떻게 던져주실지 여러 번 해보고 싶었는데 소중한 찰나의 순간이라 아끼고 아끼던 순간이었다. 그래도 아쉬움을 덜 수 있었던 건 선배님 촬영이 늦게 있을 때도 아침 일찍 와서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해주셨다. 그것만으로도 수호를 받는 느낌이었다. 선배님이 박수 한 번 쳐주시면 세상 다 얻은 것 같았다.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순간들이 꽤 있었는데 그걸로 아쉬움을 덜었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주여진을 표현해낸 후 만족감으로는 "잘 지켜냈다는 건 있었다. 내가 생각한 주여진이 맞게 잘 나왔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잘 지켜냈다는 건 있었는데 자신감과 확신이 꽉 차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송강호) 선배님의 문자로 많은 치유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상대역 변요한에 대해서는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다른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하다 못해 '점심 뭐먹을까'도 생각 안 하는 머릿속에 오로지 김산이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 저와 대화도 많이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너무 열정적이어서 온몸을 바친다는 표현이 그대로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자극을 잘 받았고 존경스러웠다"고 전했다.

'침묵의 힘이 굉장히 큰 친구였던 것 같다. 듣는 귀가 열려있고 조용한 힘이 무섭다고 생각하는데 에너지가 조용하고 연기할 때 뿜어져나오는 임팩트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진기주에 대한 변요한의 말과 관련해서는 "저는 현장에서의 제 모습이 조금 물드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현장에 물드는 성격인데 주여진에 물드니까 속에서는 요동이 쳐도 겉모습은 차분하게 되더라. 아이디어를 얘기했을 때 피드백만 툭툭하다 보니까 '침묵의 힘'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회에서 김산에게 질문하는 눈빛의 의미로는 "감독님과 생각을 나누고 여러 버전으로 촬영했다. 마지막 같은 느낌으로도 촬영했고 다 걷어낸 느낌으로도 촬영했고 조금씩 담겨있는 버전도 촬영했고 그 현장에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곱슬이 올라오고 했는데 분위기가 잘 맞아서 좋았던 기억도 있다. 감독님이 어떤 걸 선택했는지는 결과물로 봤는데 너무 좋았다. 옛 연인을 많이 담지 않은 눈빛이지 않나.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많이 담고 싶었다. 그러면 여운이 많이 남지 않을까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감독님의 선택이 맞더라. 제 욕심으로는 애증을 더 표현하고 싶었는데 조금 덜어낸 버전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진기주에게 '삼식이 삼촌'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진기주는 "연기 인생에도 너무 의미있는 순간이고 제 삶 자체에서도 행복하다. 많이 배우고 행복했던 순간들이었다. 현장이 너무 좋았다. 내가 이렇게 프로페셔널한 현장에 있는 것도 너무 좋았고 동료, 선배님들에게 자극도 많이 받았다. 너무 소중한 작품"이라며 "아쉬움이 있다면 이 이야기를 더 많이 봐야하는데 하는 건 있다. 물론 가상의 인물이지만 한국의 근현대사에서의 치열함을 봤으면 하는 아쉬움인 것 같다. 다 다르지만 역사의 흐름은 다 비슷하지 않나. 더 많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답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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