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환전은 달러”…무료환전 혈전 속 승부수 띄운 카카오뱅크(종합)
환전·ATM 수수료 무료…카카오톡 친구에 달러 선물도
트래블카드 경쟁 속 달러 집중 승부수…“원화처럼 쓰게 할 것”
여행 분야 트래블월렛과 제휴…“해외주식투자와 연계도 고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해외여행객을 겨냥해 무료 환전을 내걸고 ‘트래블 카드’ 경쟁에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달러 특화 서비스를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었다. 기축통화인 달러에만 외환 서비스를 집중하면서 여행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과 제휴사를 동원해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외환 서비스인 ‘달러박스’를 소개했다. 달러박스는 일종의 달러 전용 외화통장으로,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가진 만 19세 이상 고객이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고 1인당 1개만 보유할 수 있다. 최대 보유 한도는 1만달러이며, 일 최대 입금·출금 한도는 각각 5000달러, 1만달러다.
달러박스에 달러를 입금하거나,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와 국내 ATM 출금 수수료는 일단 1년간 면제된다. 전국 총 5곳의 신한은행 외화 ATM에서 회당 최소 100달러부터, 하루 최대 600달러까지 인출할 수 있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오너(SO)는 “일단 1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면서 “고객이 달러박스에 달러를 넣으면 그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통해 달러 선물 서비스도 선보인다. 선물을 받은 친구는 카카오톡 메시지 창에서 ‘달러 선물받기’ 버튼을 클릭해 달러박스로 받을 수 있으며, 30일 이내 받지 않으면 자동으로 환불된다. 달러 선물은 하루 최대 500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달러박스를 통해 달러 투자를 경험해볼 수도 있다. 달러박스에는 달러를 입금할 때 적용됐던 평균 환율과 현재 환율을 비교하는 ‘내 평균 환율과 한눈에 비교’ 기능이 제공돼 시세와 손익 정보를 살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기존 금융권의 트래블 카드 경쟁과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무료 환전 등을 내걸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최대 58종의 외화를 환전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금융사와는 달리 오직 ‘달러’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보현 SO는 “새로운 환전 서비스의 목적은 일상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서비스였고, 그러기 위해선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달러가 적합했다”며 “환전은 특성 상 보이든 보이지 않든 달러의 역할이 필수기 때문에 당분간 달러가 한국 돈처럼 쓰일 수 있을 정도로 트렌드화하는 데 주력하고 다른 통화로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 카드의 격전지인 여행 분야는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를 통해 뛰어들 예정이다. 달러박스는 트래블월렛을 통해 기타 통화 환전·해외 결제 서비스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통화 종류와 금액을 충전할 수 있고, 유럽·아시아·북미 등 전 세계 총 70개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오 SO는 “올해 연말까지는 달러에서 어떤 통화로 환전해 충전하더라도, 환전수수료가 무료”라며 “앱 이동 없이 달러박스에서 직접 트래블월렛을 충전할 수 있어 모바일 이용 편의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외환뿐 아니라 지급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뱅크와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여행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달러박스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고객군을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하고, 모임통장·26주 적금과의 연계도 고려 대상이다. 또 국내 ATM 출금을 현재 수도권 5곳에서 전국으로 넓히고, 달러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쇼핑·유통·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업계의 파트너사와도 제휴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SO는 해외주식투자와 연계에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주식과 제휴하면 진짜 어울리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검토할 것이 많고 지금 계약된 곳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정훈 (hooni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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