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장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 영화들을 주목하세요

허진무 기자 2024. 6. 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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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두바이 AI(인공지능)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권한슬 감독 <원 모어 펌킨>의 한 장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 신설한 AI(인공지능) 영화 국제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에 초청된 그루칸 아타칸 감독 <코끼리가 들려주는 말>의 한 장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다음달 4일부터 14일까지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는 가장 혁신적인 작품을 앞장서 발굴해온 아시아 최대의 장르영화제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 한국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영화제는 특히 올해부터 생성형 AI(인공지능)로 제작한 영화들만의 국제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를 신설해 15개 작품을 초청했다. 모두 러닝타임 10분 이내의 단편영화들이다. 최근 제1회 두바이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권한슬 감독의 <원 모어 펌킨>을 비롯해 데이브 클락 감독의 <어나더>, 그루칸 아타칸 감독의 <코끼리가 들려주는 말>, 야마구치 히로키 감독의 <발전의 주기> 등이 한국 관객을 만난다.

AI 영화 상영뿐 아니라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과 국제 콘퍼런스 등 다양한 AI 관련 행사가 열린다. 30명이 정원인 워크숍에 창작자 600여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AI는 최소한의 제작비로 신인 감독들이 재능을 펼치고 세계와 만날 수 있는 혁명적 도구가 될 것”이라며 “거대 자본만 가능했던 작품을 아이디어만 있다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화제 개막작은 로즈 글래스 감독의 <러브 라이즈 블리딩>이다.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며 살아가는 여성 루(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체육관에 나타난 여성 보디빌더 재키(케이티 오브라이언)와 사랑에 빠져 범죄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앞서 글래스 감독은 2019년 데뷔작 <세인트 모드>로 제24회 BIFAN 국제경쟁부문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폐막작은 정 바오루이 감독의 <구룡성채: 무법지대>다. 홍콩의 혼란기였던 1980년대, 구룡반도 슬럼가인 ‘구룡성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렸다.

국제 장편영화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장편’에는 8개 작품이 선정됐다. 랴오 밍 이 감독이 연출한 <숨통을 조이는 사랑>은 강박증을 가진 연인을 견디지 못하고 ‘환승연애’를 택한 남성의 이야기다. 랴오 감독의 2020년 데뷔작 <괴짜들의 로맨스>처럼 아이폰으로만 촬영된 영화다. 테아 히비스텐달 감독의 <언데드 다루는 법>은 죽은 가족이 좀비가 돼 돌아온 상황을 그렸다. 데미안 매카시 감독의 <오디티>는 여동생의 죽음에 얽힌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호러 영화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인 로즈 글래스 감독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한 장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인 정 바오루이 감독 <구룡성채: 무법지대>의 한 장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한국 장편영화 경쟁부문인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에는 11개 작품이 선정됐다. 윤은경 감독의 <세입자>는 근미래 서울 월셋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고 화장실에 ‘월월세’를 놓은 이야기다. 이윤석 감독의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일본 소설이 원작으로 죽음의 예언에서 벗어나려는 여정을 그렸다. 정재훈 감독의 <에스퍼의 빛>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인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판타지 세계에서 펼치는 모험을 담은 작품이다.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손예진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배우인 손예진의 23년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등 6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기념 책자 발간, 사진전을 비롯해 손예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메가 토크’도 준비됐다.

홍콩 누아르와 일본 코미디 영화 장르에서 각각 거장의 반열에 오른 두기봉 감독과 미타니 코키 감독이 내한해 ‘마스터클래스’(거장의 수업)를 연다. 4K 화질로 복원한 두기봉 감독의 <용호방>, 미타니 코키 감독의 <멋진 악몽>을 상영한다. <서울의 봄>으로 ‘천만 감독’이 된 김성수 감독의 <비명도시> <태양은 없다> <무사>를 함께 보고 대화를 갖는 ‘살아있는 덕후들의 밤’도 있다. ‘미국 B급 영화의 대부’로 불린 로저 코먼 감독의 추모전에선 <흡혈식물 대소동> 등의 대표작 상영과 평론가 강연이 이어진다.

영화제는 49개국의 영화 255편을 부천시청, 한국만화박물관, CGV 소풍, 부천아트벙커 B39 등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개관해 부천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부천아트센터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부천시립교향악단이 ‘영화음악 콘서트’ 전야제를 준비했다. 개·폐막식 예매는 이달 25일, 일반 상영작 예매는 27일부터 가능하다.

윤은경 감독 <세입자>의 한 장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배우 손예진의 대표작 <클래식>의 한 장면.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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