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5년 사이 남성 환자 23% 증가

“대사증후군 남성, 갑상선암 발병 위험 15~58% 높아”

남성 갑상선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2022년 우리나라 갑상선암 신규 환자는 11% 늘었으며,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2018년 6만3937명에서 2022년 7만8944명으로 23.4%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가 29만257명에서 31만4144명으로 8%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라고 알려진 만큼 남성들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성 갑상선암은 여성에 비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암의 특징과 대처법을 살펴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증상 없어 병 키우는 남성 갑상선암=갑상선은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체온 유지와 성장 발달 등 몸속 신진대사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보통 갑상선암 초기에는 목소리가 변하고 목이 아픈 정도의 미약한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 암 덩어리가 커지며 목에 혹이 생긴 것처럼 눈에 띄고 호흡곤란이 나타나야 병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남성은 여성에 비해 목젖이 크기 때문에 암이 5㎝ 이상 커지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동진 한림대강남성심병원장(이비인후과 교수)은 “남성은 신체 구조상 갑상선암을 조기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이 탓에 치료를 해도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도 안심 말고 정기검진 해야…대사증후군 예방도 중요=남성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여성에게 잘 생기는 암’이라는 선입견 탓에 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지만 ▲목소리, 목 통증 등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어렸을 때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을 때는 정기검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한 식습관 개선과 운동량 조절도 필요하다. 몸속 대사조절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호르몬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실제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15~58%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입속으로 로봇 넣어 흉터 없이 수술=갑상선암이 생겼다면 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과거에는 암이 생긴 부위와 범위에 따라 목을 5㎝ 이상 넓게 째고 갑상선을 절제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부위인 만큼 흉터로 인한 불편이 크고 합병증 위험이 있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흉터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가슴, 겨드랑이 등을 째고 수술하는 방법도 개발됐으나 환자의 불편감이나 합병증이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흉터가 거의 없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TORT)이 이뤄지고 있다. 큰 절개 없이 입술과 치아 사이로 3개의 정밀 로봇수술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수술 범위를 10~30배 확대해 살펴보며 얇고 세밀하게 움직이는 로봇 팔로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이동진 병원장은 “흉터를 없애고 목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이라며 “가슴‧겨드랑이 등을 째는 수술법보다 절제 부위부터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짧아 신경손상 등이 적으므로 통증이 덜하고 목소리 변화 같은 합병증도 많이 생기지 않는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