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 '돌풍' 불어온다…설경구X김희애, 전쟁 보다 치열한 경쟁 시작 [종합]
대통령 시해라는 강렬한 사건을 시작으로 안방극장에 '돌풍'이 불어닥친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돌풍'(극본 박경수·김용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용완 감독, 박경수 작가를 비롯해 배우 설경구, 김희애가 참석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날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은 "'돌풍'은 제목처럼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스토리와 캐릭터 향연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인물에 신념이 잠식돼 괴물이 됐고, 자신이 선택한 걸 책임지는 숭고함을 담고자 했다"라고 소개했다.
연출 포인트에 대해 김 감독은 "배우, 스태프 등 모두가 박경수 작가님의 대본에 감동을 받았다. 이게 '돌풍'에 참여한 이유"라며 "박 작가님의 글이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교가 들어간 것보다는 대본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콘셉트 회의를 할 때 '클래식한 느낌을 줘보자'라는 얘기가 나왔다. 명작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공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편집 감독님들이 우아한 분위기를 잘 잡아주셔서 전체적으로 클래식한 작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이른바 '권력 3부작'을 선보인 박경수 작가가 7년 만에 '돌풍'으로 돌아온다. 박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권력의 심장부를 배경으로 정치 소재를 전면으로 다룰 예정이다.
박경수 작가는 '돌풍'에 대해 "위험한 신념과 타락한 신념이 정면 충돌하며 2024년 대한민국 정치판을 무대로 펼치는 활극"이라고 소개했다.
주로 권력에 관련된 작품을 쓰는 이유에 대해 박 작가는 "권력을 소재로 기획한 적이 없다"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 인간을 이야기하다 보니까 문제들이 권력과 연관돼 차용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난 현실을 쓰는 작가"라며 "권력을 그리는 게 아니라 몰락하는 인간을 그린다. 항상 몰락하는 인간에 관심이 많다. 나는 몰락을 사랑한다. 내가 그리는 단 한 명의 인간은 몰락하는 인간이다. '돌풍'의 박동호가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돌풍'은 권력을 향한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박동호(설경구)와 정수진(김희애)의 격정적인 대립을 그린다. 설경구는 극 중 박동호로 등장한다. 부패한 세력을 쓸어버리기 위해 기꺼이 손에 피를 묻히기로 결심한 국무총리다.
주로 영화로 대중들과 만났던 설경구는 약 20여 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다. 설경구는 "사실 김희애 매니저를 통해 '돌풍'을 알게 됐다"며 "처음부터 내게 작품 제안이 들어온 건 아니"라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설경구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들끼리 속닥속닥 이야기를 하더라. 들어보니 '돌풍' 이야기더라. 거기서 김희애 매니저가 '드라마 할 생각이 있냐'고 묻길래 '대본이 좋으면 하겠다'고 했더니, 제작사 측에서 정식으로 대본을 보내줬다"고 전했다.
대본의 첫인상에 대해 설경구는 "대본 5부를 받았는데 순식간에 읽히더라. 책의 힘이 엄청났다"라며 "박경수 작가 글에 힘을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드라마 현장이 익숙하지 않아서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 김희애를 믿고 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경수 작가와 김용완 감독도 함께 만났는데 이때 확신이 서더라"고 고백했다.
김희애는 극 중 박동호(설경구)의 폭주를 막아 차기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야심가 경제부총리 정수진 역을 맡았다.
'돌풍'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희애는 "박경수 작가님의 팬이다. '언젠가는 작가님의 작품에 출연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라며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더라"고 대본을 처음 읽었을 당시를 회상했다.
덧붙여 "박동호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더라. 좋은 사람이었지만 몰락하면서 인간의 밑바닥을 보이는ㅣ데 정말 매력적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살리고,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싶었고, 개인적으로 설경구 선배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드라마 '퀸메이커' 영화 '데드맨' 등으로 정치에 몸담은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는 김희애는 "그간 좋은 작품을 정말 많이 해왔다. '퀸메이커', '데드맨'은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설계자 같은 역할이라면, '돌풍'은 국회의원을 거쳐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찐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서사를 지닌 인물"이라며 "덕분에 대리만족을 했다"고 말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끝으로 설경구는 '돌풍' 관전 포인트에 대해 "'돌풍'은 이야기"라며 "박경수 작가가 써 내려간 힘 있는 이야기와 뒤바뀌는 이야기가 관전 포인트다. 또 충격적인 첫 회, 첫 장면부터 시작한다면 12회까지 놓칠 수 없는 드라마"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희애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겠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고, 김용완 감독은 "'돌풍'에 한 번 휩쓸리면 몰입감 있게 12회까지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 도파민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돌풍'은 오는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iMBC 장다희 | 사진 iMBC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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