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보증' 강동원도 '마의 100만' 못 넘었다...한국 영화 '대박 아니면 쪽박'

라제기 2024. 6.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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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지난 22일 관객 122만 명에 도달했다.

관객 1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는 '건국전쟁'까지 포함해 6편에 불과하다.

'파묘'와 '범죄도시4'가 한국 영화 전체 관객 수(3,628만 명) 중 64.4%(2,340만 명)를 가져갔다.

흥행 양극화 속에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마의 100만 명 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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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 2위 '파묘' '범도4'는 1100만
3위 '시민 덕희' 171만...쏠림 현상 극심
'건국전쟁' 등 100만 넘은 영화 6편 불과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121만 명에 이르며 올해 개봉 한국 영화 흥행 순위 5위에 올랐다. 콘텐츠지오 제공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지난 22일 관객 122만 명에 도달했다. ‘건국전쟁’의 관객(117만 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그녀가 죽었다’는 ‘건국전쟁’을 추월하면서 올해 개봉 한국 영화 흥행 ‘톱5’에 이름을 올렸다. 5위라고 하나 2위 ‘범죄도시4’(1,149만 명·상영 중)와는 1,027만 명 차이가 난다.


'파묘' '범도4'가 한국 영화 관객 64% 차지

극장가 한국 영화 흥행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흥행 된다 싶은 영화들에만 관객이 쏠리며 ‘대박 아니면 쪽박’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24일 기준) 한국 영화 흥행 1위는 ‘파묘’(1,191만 명)다. 흥행 3위 ‘시민 덕희’(171만 명)보다 관객 1,020만 명을 더 모았다. 4위는 ‘외계+인’ 2부로 143만 명이다.

1, 2위 영화는 ‘1,000만’이라는 영예로운 수식을 얻은 반면 3~5위 영화는 100만 명대 관객에 머물러야 했다. ‘시민 덕희’와 ‘그녀는 죽었다’는 그나마 감사해야 할 관객 수다.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기 때문이다. 370억 원이 들어간 ‘외계+인’ 2부는 손익분기점(800만 명 추정)에 한참 못 미쳤다. 관객 1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는 ‘건국전쟁’까지 포함해 6편에 불과하다. ‘파묘’와 ‘범죄도시4’가 한국 영화 전체 관객 수(3,628만 명) 중 64.4%(2,340만 명)를 가져갔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국 영화는 극심한 쏠림 현상에 시달렸다. 흥행 1위 ‘범죄도시3’은 관객 1,068만 명을 기록했으나 2위 ‘교섭’은 172만 명에 불과했다. ‘서울의 봄’(지난해만 1,185만 명)과 ‘밀수’(514만 명),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 명), ‘노량: 죽음의 바다’(343만 명) 등이 하반기에 선보이면서 양극화 현상은 조금 둔화됐다.


강동원 흥행보증수표 명성도 무색

지난달 개봉한 '설계자'는 배우 강동원 주연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관객 52만 명에 그치고 있다. NEW 제공

흥행 양극화 속에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마의 100만 명 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배우 강동원이 주연한 ‘설계자’(지난달 29일 개봉)는 19일까지 52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제작에 134억 원가량이 들어가 손익분기점(200만 명 정도)을 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강동원은 극장가 흥행보증수표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검사외전’(2016· 970만 명)과 ‘1987’(2017· 714만 명) 등 관객 5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출연작만 6편이다. ‘설계자’는 강동원 출연 영화 중 ‘엠’(2007·44만 명)과 ‘가려진 시간’(2016· 51만 명) 다음으로 최악의 흥행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탕웨이와 박보검, 수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은 ‘원더랜드’ 역시 관객 100만 명에 이르지 못할 듯하다. 61만 명이 봤다. ‘원더랜드’ 손익분기점은 290만 명가량으로 알려졌다.

흥행 양극화는 한국 영화 제작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도전적인 내용과 실험적인 형식이 담긴 영화는 줄어들 전망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계는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극도의 불경기와 그에 따른 문화 대공황으로 보다 좁혀진 소재와 주제의 장르 영화들이 붐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인다”며 “어두운 사회적 리얼리즘 영화는 현재 한국 영화계라면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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