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체 핵무장"... 한동훈 "우방 통해 핵억지" 원희룡 "핵우산 강화할 때"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5일 제안한 ‘자체 핵무장’의 필요성을 두고 당대표 후보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헌법 제84조 논쟁, 피고인이 대통령 되면 재판이 중단되는가?’ 주제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첫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나 의원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6·25 전쟁 74주년을 맞아 북·러 조약 체결, 북한 오물 풍선 등에 대응하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지난 23일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최근에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이하는 것은 이제는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미국의 정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경우에 미국의 태도도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핵무장에 대해서 논의하고, 핵무장을 할 때라고 본다”고 했다.

이에 또다른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핵전력을 활용한 안보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 정세는 늘 변해서 동맹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국제 정세는 늘 변할 수 있어서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전 위원장은 신중론을 보였다. 한 전 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핵무장으로 가면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국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우리 윤석열 정부는 이전과 차원이 다른 한미관계를 복원했고, 핵 동맹 수준의 새로운 관계를 개선해 우방을 통한 핵 억지가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 사회 제재를 감안한 신중한 판단이며, 그래서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나 의원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핵무장 주장의) 심정에는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독자적인 핵 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우리는 지난해 한미 양국 간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우산 강화’ 성과를 얻었다”며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