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박경수 작가, 대통령 시해 들고 7년만 컴백 “정치 도파민 책임진다”[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박경수 작가가 7년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제작발표회가 6월 25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설경구, 김희애, 김용관 감독, 박경수 작가가 참석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분)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 분) 사이의 대결을 그린다. 대통령 시해라는 강렬한 사건을 시작으로 제목처럼 쉴 틈 없이 강렬한 스토리가 몰아친다.
김용완 감독은 "'돌풍'은 제목의 느낌처럼 쉴틈없이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스토리와 캐릭터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신념에 잠식돼 괴물이 되어버린 인물이 선택에 책임지는 모습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모두가 박경수 작가님의 대본에 굉장히 감동 받아 작품에 참여했다. 문학적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한다. 영상적인 기교보다 작품에 집중하는데에 신경 썼다. 콘셉트 회의를 할 때도 클래식한 느낌을 줘보자 했다. 오랫동안 명작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자고 했다. 공간에도 신경 썼는데 편집 감독님도 리듬감 있으면서도 맥락을 잘 잡는 편집을 해주셨다. 클래식한 작품이라는 콘셉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이른바 '권력 3부작'으로 호평 받은 박경수 작가가 7년만에 집필한 야심작이다. 여기에 '방법'을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박경수 작가는 기획의도에 대해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생각했다. 이미 낡아버린 과거가 현실을 지배하는데 미래의 씨앗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을 믿지 않는다. 못난 우리끼리 고쳐가면서 살아보자 했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나 자신도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현실에서 불가능하니 드라마에서라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초인이 답답하고 숨막히는 세상을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권력을 소재로 기획한 적은 없다. 나와 같은 시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그 인간이 부딪히는 모순이 권력과 연관이 있어 권력이 차용된거다. 난 현실을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권력을 비판하는 지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살아가는 현실 권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일거다. 굳이 덧붙이자면 난 권력이 아니라 몰락하는 인간을 그린다. 항상 몰락하는 인간에 관심 있어왔다. 나는 몰락을 사랑한다.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도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몰아부치고 몰락한다. 대부분의 인물이 그랬다. 작가는 평생 한명의 인물을 그린다고 한다. 그 인간을 변주해가며 그리는거다. 내가 그리는 한명의 인간은 몰락하는 인간이다. '돌풍' 박동호도 그런 인물의 변주이다"고 설명했다.
설경구의 김희애의 연기 대결은 기대 포인트. 설경구는 출연 이유를 묻자 "김희애 매니저를 통해 '돌풍'이라는 작품에 대해 들었다. 처음에 나한테 제의가 온게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영화를 찍고 있을 때였는데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게 '돌풍' 이야기였다. 혹시 드라마를 할 생각 있냐고 해서 책이 좋으면 못할게 뭐있냐 했다. 정식으로 제작사에 이야기 해서 받아 읽게 됐다. 5개를 받았는데 순식간에 읽었다. 그 정도로 책의 힘이 엄청났다. 박경수 작가님 글의 힘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이 글을 내가 망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 이후에 김희애씨의 강추에 의해서 그 다음날 하겠다고 하고 박경수 작가님을 뵈었다. 작가님 처음 뵙고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에 김희애는 "박경수 작가님의 팬이고 언젠가는 저 분의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었다. 책을 받았을 때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설경구씨를 설득한건 아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마음에 안 드시면 하시겠냐. 책을 보시면 하실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박동호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이었지만 몰락하면서 인간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데 너무 매력적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살리고 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설경구씨가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박동호는 한때는 동지였지만 최고 권력을 잡고 부패해가는 대통령을 보며 하야해달라고 하는데 그로 인해 음모에 빠지게 되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 후 대통령을 시해하려는 위험한 결심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박동호는 무모할 정도로 거침없고 자신이 맞다 생각하는 신념은 끝까지 행동에 옮긴다. 뛰어난 전력가이기도 하다. 친구의 아픔과 약속을 간직하고 신념에 담아 행동에 옮기는 혁신적인 개혁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동호는 판타지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 정치판에 바랐던 인물일 수 있겠다는, 이런 사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김희애는 "정수진은 젊은 시절 정의감에 정치판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부패권력과 손잡고 변해가는 인물이다. 박동호를 몰락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제부총리이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정의로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와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면서 악으로 물들어간다. 정수진이라는 인물이 박동호만큼 너무 매력적이었다. 어려운 정치, 법률, 경제 용어가 많았지만 소중하게 한 단어 한 단어 잘 전달하고 정수진의 매력, 박동호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소중히 연기했다"고 밝혔다.
박경수 작가는 "내 안에 있는 두 명의 인물이다. 사람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게 있고 그걸 신념이라 이야기 한다. 신념이 욕망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욕망을 통제하기 위한 법이 있지만 개인의 신념은 통제하지 않는다. 신념이 정의라는 외피를 쓰게 되면 통제불가능한 괴물이 된다. 나에게도 두 가지 신념이 있다. 정수진에게는 타락한 신념이고 박동호에게는 위험한 신념이다. 타락한 신념은 과거부터 살아온 나의 인생을 지키고 싶고 그러기 위해 현실을 왜곡한다. 위험한 신념은 현실이 잘못됐기 때문에 다 뒤엎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신념이다. 두 사람을 비판적으로 보되 아프게 비판하는 시각으로 세팅했다"고 두 인물에 대해 소개했다.
'돌풍'에는 치열한 정치 대결을 펼치는 설경구, 김희애의 열연 뿐 아니라 김미숙, 김영민, 김홍파, 임세미, 전배수, 김종구, 장광, 박근형 등 연기 고수들이 모여 기대를 더한다.
김용완 감독은 "연기 차력쇼를 보는 재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촬영하는 내내 인복이 많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이런 분들의 연기를 디렉션하고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가나 인생에서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김미숙, 임세미와의 호흡에 대해 설경구는 "같이 있는 신이 많았다. 김미숙 선배님 자체에서 풍기는 따뜻한 인생이 있다. 극 중 비서실장님과 거의 똑같이 흡사하게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시고 항상 따뜻하셨다. 임세미 배우는 후배지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부분이 많은 후배다. 든든한 존재들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희애는 "이해영씨가 남편으로 나왔는데 처음에는 조금 미운 캐릭터였다. 그런데 8회에서 폭발하는데 이 사람이 이해영이구나, 너무 감동 받았다. 박근형 선생님은 너무 레전드다. 정말 멋지시다. 김명민씨, 김홍파씨, 장관씨가 왜 현역으로 활동하는지 증명해보이는 연기들을 하셨다. 정말 행복했다"고 동료 배우들을 극찬했다.
네 사람이 꼽는 관전포인트도 공개됐다. 설경구는 "'돌풍'의 관전포인트는 이야기이다. 박경수 작가님이 써내려간 힘있는 이야기, 공수가 끊임없이 뒤바뀌는 이야기, 충격적인 첫 장면부터 12회까지 놓칠 수 없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겠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용완 감독은 "'돌풍'에 휩쓸려보시면 1부를 보시자마자 12부가 끝나있을거다. 여러분의 정치도파민을 책임지겠다"고 말했고 박경수 작가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기대하던 배반하고 새로운 기대를 하게 만들고 다시 그 기대를 배반하게 만드는 스토리를 기대해달라. 설경구 배우, 김희애 배우의 연기, 김용완 감독의 연출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박경수 작가가 대통령 시해라는 설정과 현실 반영에 대해 "나와 여러분 모두 같은 시대, 같은 나라를 살고 있기 때문에 분노의 지점은 다를 수 있지만 토대가 되는 정치 경험은 유사하다"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지 은유하려고 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용완 감독 역시 "우리 작품만을 위해 창작된 것이고 현실의 것들을 반영하고자 한 것들은 없다. 대본에만 충실하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애는 "정치를 소재로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너무 슬프지만 동시에 폐부를 찌르는 대사, 코미디적인 느낌도 있다.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내가 이 작품을 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듯이 여러분도 보시면서 같은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경수 작가는 "활자 속에 머물렀던 박동호와 정수진을 실제 인간으로 만들어주신 배우님들께 감사하고 부족한 대본을 영상으로 훌륭히 만들어준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그렇게 부끄럽진 않다고 생각한다. 잘 부탁드린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돌풍'은 오는 28일 전세계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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