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대표, ‘사심’ 채울 자리로 여겨선 안돼”
대권도전 목적으로 당 개혁땐
민주처럼 강성팬덤 변질 우려
당정일체는 이미 실패한 관계
하나의 목적 갖는 ‘동행’ 돼야
韓의 채상병 특검 잘못된 판단
野, 진실보다 ‘정쟁’으로 활용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5선 중진인 나경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강성 팬덤 폐해가 앞으로 우리 당에 없을 것이라는 법이 있나”고 반문하면서 “건강하지 못한 팬덤은 정치를 극단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동시에 대통령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당 대표를 ‘사심’을 채우기 위한 자리로 여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에 있어) 마음가짐의 시작이 어디에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 후보는 “대선 출마 등 사심이 앞설 경우 당의 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출마와 함께)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것”이라면서 “사적인 목적으로 당을 개혁하게 되면, 결국 이재명 전 대표의 민주당처럼 ‘사당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나 후보는 ‘특정 후보의 강성 팬덤이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처럼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우리 당에서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고르게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건강한 정치”라며 “건강하지 못한 팬덤은 정치를 극단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당 대표 출마를 발표하며 ‘당정 관계의 동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나 후보는 “‘(당정)일체’는 이미 실패한 당정 관계”라며 “집권 여당과 대통령실이 민생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동행하는 게 가장 건강한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4월 총선 때 한 후보와 대통령이 충돌해서 얼마나 많이 걱정한 경험이 있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관련해서도 한 후보를 겨냥해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사실상 북한의 인민재판과 다르지 않았던 야당 주도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를 보더라도, 실체적 진실보다 정쟁용으로 특검을 활용하려는 야당의 속내를 알 수 있다”며 “이 중요한 시점에 ‘국민의 요구’라며 채 상병 특검법을 우리가 먼저 발의한다는 것은, 특검을 재점화시키고 스스로 야당이 바라는 특검 정국에 뛰어들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사건 관련 여론이 악화된 것은 국민에게 설명을 제대로 못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법 이슈를 꺼낸 것은 매우 잘못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또 7월 전당대회 성격을 “‘친한’(친한동훈)과 ‘친윤’(친윤석열)이 세게 붙은 것”이라고 정의한 뒤 “그 사이에서 당원과 국민만 바라본다는 게 제 분명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통해 정무위원장 등 민주당이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받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법제사법위원장·국회운영위원장을 계속해서 민주당에 요구하기에는 민생 관련 현안이 너무 많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집권 여당으로 국회에 들어가서 싸워야 하고, 이를 위해 7개 상임위원장을 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한 소신도 분명하게 밝혔다. 나 후보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한반도 핵무장에 대한 논의도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25일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는 짧을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2022년 10월에도 “이 시점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할 이야기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 총체적 확장억제만으로 과연 북한의 핵 공격을 억지할 수 있는가다”라며 “전술핵 재배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자체 핵무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테이블 위에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도 모자랄 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정선·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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