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대비 상추 181%·대파 50% 껑충… 더위먹은 농산물값 ‘히트플레이션’

전세원 기자 2024. 6.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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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폭염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사과, 배 등 과일에 이어 시금치와 대파 등 채소까지도 줄줄이 오르는 등 농산물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올해 5월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된 데 이어 이달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폭염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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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과일 이어 채소 물가도 요동
때이른 폭염에 작황여건 악화
시금치 도매값 전월대비 86%↑
기후발 전방위 물가상승 공포
정부, 배추 등 공급 물량 확대
그래픽 = 하안송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때 이른 폭염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사과, 배 등 과일에 이어 시금치와 대파 등 채소까지도 줄줄이 오르는 등 농산물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올해 5월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달로 기록된 데 이어 이달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폭염이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2%대 물가 안정’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는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을 중심으로 수급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히트플레이션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금치(4㎏)의 도매가격은 2만4736원으로 전월 대비 86.3%, 전년보다 25.8% 치솟았다. 청상추(4㎏·2만8714원)는 전월보다 181.4% 올랐고, 대파(1㎏·2476원)는 50% 상승했다. 올해 수확분이 출하되지 않은 과일 가격의 오름세도 꺾일 줄 모르고 있다. ‘국민 과일’인 사과(10㎏·후지(富士)) 가격은 12만3342원을 기록해 전월보다 61.7%, 전년 대비로는 120.3% 뛰었다. 배(15㎏·신고)값은 16만4781원으로 전월보다 27.6% 인상됐다. 전년 대비로는 216.7%의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비축해 둔 물량이 소진되면서 사과·배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폭염 탓에 주요 농산물의 작황 여건이 나빠지면서 히트플레이션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이달 1∼20일 집계된 ‘폭염 일수’(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는 2.4일(전국 평균 집계)로, 이미 평년(1991∼2020년 평균) 6월 한 달 폭염 일수인 0.6일의 4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 1973년 이후 여름철(6∼8월)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던 2018년 6월 폭염 일수(1.5일)를 웃도는 수치다.

매년 7∼8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초여름 폭염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농산물 수급 관리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에 대비해 봄배추 1만t을 비축하고 여름 배추 계약 재배 물량을 1만3000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배추 예비묘 200만 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여름철에는 폭염과 폭우 등으로 배추 재배가 어려워져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추세를 고려한 선제 조치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할당관세 등을 통해 수입 과일 4만t 이상을 추가로 도입하고, 하반기에도 추가 물량을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바나나와 망고 등 과일류 21종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4월에는 키위와 체리 등 8종을 추가하기도 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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