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는 150㎞, 타자로는 180㎞… 9억 재능은 확실, 완성형 장재영은 어떤 모습일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덕수고 시절 장재영(22·키움)을 보는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즐거운 토론을 하곤 했다. 어차피 키움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못 먹는 감이었지만,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재목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의견이 갈린 지점은 포지션이었다.
어떤 스카우트는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매력을 갖췄다. 투수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어떤 스카우트는 “지금 보여주는 완성도는 타자가 오히려 더 낫다”라고도 했다. 의견이 꽤 분분하게 갈린 사안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장재영을 대형 선발감으로 본 것에 비해, 현장에서 오랜 기간 장재영을 지켜본 스카우트들이 ‘타자’를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양방향에서 대단한 재능이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한 스카우트는 “투수가 안 되면 나중에 타자를 해도 된다”고 장담할 정도였다.
장재영에 계약금 9억 원을 안긴 키움은 일단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먼저 타진했다. 분명 좋은 어깨를 가지고 있었다. 프로에서도 시속 150㎞ 이상을 던졌다. 안우진을 터뜨려 본 경험을 가진 키움은 장재영이 안우진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인내했다. 데뷔 시즌인 2021년 19경기에 나갔고, 2022년에는 14경기, 그리고 지난해에는 23경기에서 71⅔이닝을 던졌다.
제구 문제가 항상 불거졌지만 1·2군을 오가며 체계적으로 육성하려고 했다. 지난해 2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해 기대에는 못 미쳤으나 분명 좋은 재능이 번뜩이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팔꿈치 이슈가 나오며 상황이 바뀌었다. 인대가 손상됐고, 장재영은 고심 끝에 타자로 전향을 선언했다. 캠프 때 ‘투·타 겸업’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시즌 중에 타자로 포지션이 바뀐 건 사실 이례적이다.
방망이를 잡은 장재영은 곧바로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캠프 때만 해도 타자 쪽은 큰 비중이 없었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이라는 평가는 그렇게 박한 게 아니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왜 이 선수가 고교 시절 최고의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는지 증명하기 시작했다. 키움은 장재영이 현시점 1군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고, 6월 20일 전격 콜업했다.
1군 합류 후 4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167. 1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삼진은 6개를 당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장재영에게 확실한 실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에 들뜬다. 장재영은 22일 고척 롯데전에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대형 홈런포를 가동하며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홈런의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78.2㎞가 찍혔다. 26.3도라는 이상적인 발사각을 탄 이 타구는 128.8m를 날아갔다. 이제 막 타자로 본격적인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선수의 타구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타자 전향 직후 콘택트를 위주로 선전할 수는 있지만, 타구 속도 170㎞ 이상의 힘과 그 힘으로 공을 정확하게 맞혀 멀리 보내는 감각은 타고 났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게다가 장재영은 아직 타자로서의 몸이 완성도 되기 전이다. 투수와 타자는 쓰는 근육이 다르고 근육의 강한 부분 또한 사뭇 다르다. 장재영이 더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치고 타자로서의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많은 이들이 잠시 잊었지만 장재영은 고교 시절 또래 중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이기도 했다.
장재영을 안우진의 뒤를 잇는 에이스로 키우겠다는 계획이 무산된 건 분명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큰다면 그 아쉬움도 상쇄될 수 있다. 아직 젊다 못해 어린 나이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올해 최하위에 처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키움이지만 남은 시즌 1·2군 경기를 유심히 지켜볼 하나의 즐거운 이유가 생겼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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