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재발견, 터키항공 스톱오버로 양파까기 여행[함영훈의 멋·맛·쉼]

2024. 6. 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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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 투어 이스탄불, 스톱오버 여행①
그들은 누구?..신구시가지-아시아쪽 명소들
우리와 형제나라인 이유는 상고-고대사 공유
산타크로스 실존인물 살아..유목의 흔적 케밥

[헤럴드경제(이스탄불)=함영훈 기자] 지금의 흑해와 에게해 사이 소아시아(아시아대륙의 축소판처럼 생긴 아나톨리아 반도)에 정착한 튀르키예는 우리와 ‘형제의 나라’로 불린다. 아울러 크리스트교와 이슬람 문명의 공존 지대,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융복합 지역이라고도 한다.

‘산타크로스’의 실존인물인 4세기초 산타니콜라스 신부가 선행을 베푼 곳이고, 동방에 있던 돌궐이 서진하면서 오스만투르크가 되어, 여느 무슬림과는 달리, 개방적 마인드의 이슬람문화를 정착시킨 곳이다.

콘스탄티누스-데오도시우스 로마황제가 중시하며 이스탄불(로마 동쪽 수도 선정 당시 콘스탄티노플)을 키웠다. 오스만이 지배하던 중세 이후 동양적 문화와 호박쌈밥, 약초건강법, 빵과 야채 고기를 조화롭게 요리한 유목민식 케밥 등 아시아식 요리와 로마제국의 미식을 조화롭게 만들며 건강을 도모하고 있는 나라이다.

로마시대 지하 물 궁전 ‘예래바탄.’ 데오도시우스 황제때 기초를 마련한 물탱크가 원형이다.
튀르키예 호박쌈밥
실화 산타크로스의 주인공 산타니콜라스 신부 모습(남부 안탈리아)

과거 고구려(고려, 고리, 구리, 구이)와 서쪽 국경을 맞댄 이웃사촌 동맹이기도 했다. 우리와 상고사~고대사를 공유하다 서진(西進)을 거듭한 끝에 15세기에 이곳에 정착했다.

튀르키예는 이슬람의 옷을 입기 전 까지 임금을 ‘간’,‘칸’으로 불렀는데, 한강 할 때 ‘한’과 의미가 같으며, 대각간, 마립간, 거서간 속의 ‘간’과도 뜻이 같다. 우리와 북서쪽 국경을 맞대던 또 다른 이웃 몽골은 세계 제패 당시 유라시아에 4한국을 세웠는데, 이 표현 역시 대한민국의 ‘한국’과 동일하다.

▶유라시아 경계선 넘어, 예술적 디자인의 신공항 안착= 튀르키예가 한국전쟁때 목숨 바쳐 한국을 도와준 점도 있지만, “형제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뿌리가 같은 계통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과 튀르키예를 포함한 투르크계통의 나라들, 카자흐스탄, 몽골 등은 제사장, 민간신앙의 리더를 ‘단군(단그리,탱그리)’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튀르키예에서 1만2000년전의 유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인돌형 신전 쾨베클리테페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곳 문화가 한국 고인돌로, 영국 스톤헨지로 이전됐을지도 모른다.

1만 2000년전의 유적, 튀르키예 괴베클리테페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 전통 조명등 상가. 전통 유럽 것과는 조금 다르다.

튀르키예의 지도는 왼손바닥을 펴고 엄지손가락만 들어올린 모양새이다. 엄지 부분이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이스탄불(수도는 앙카라)이다. 도시의 3/4는 유럽, 나머지 이스탄불의 1/4을 포함한 한반도의 3.4배(남한의 7배)에 달하는 기타 영토는 모두 아시아이다.

“곧 이스탄불 신공항에 착륙하니, 창을 열어주시고, 가방을 안전한곳에 보관해주시기 바랍니다.”

유라시아의 경계, 이스탄불을 거점 삼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으로 취항하는 터키항공 승무원들이 착륙 안내방송을 한 뒤,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일일이 승객들의 잠자리와 좌석을 바로 세워준다.

터키항공 승무원의 미소
이스탄불 신공항 관제탑

잠시후 창 밖으로 두 대륙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의 모습이 보이고, 터키항공 여객기는 폭 550~3000m인 유라시아 경계선 해협을 넘는다.

예술적으로 지어놓은 신공항의 관제탑 아래, 이륙을 준비중인 터키항공 비행기들이 들뜬 마음으로 도열해 있고, 기존 공항 보다 여행자 동선을 효율적으로 그려놓은 신공항 내부는 마치 자연 채광으로 왕의 집무실을 더욱 빛나게 한 돌마바흐체 궁전 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터키항공 스톱오버여행, 동서양 품은 이스탄불= 터키항공은 경유하는 기간 동안 환승여행객에게 이스탄불 여행을 시켜주는데, 20시간 이상 체류하는 스탑오버 승객에게는 공짜로 4~5성급 호텔에 재워주고, 6~24시간 경유하는 ‘투어 이스탄불’ 승객에게는 당일치기 공짜여행,식사를 제공한다. 충분하지 않아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을 여행할 수 있다. 최종목적지인 체코로 가는 항로로, 이스탄불을 경유하는 터키항공을 택했고, 환승 대기 기간 중 항공사가 공짜 여행을 시켜주는 ‘투어 이스탄불’을 예약했다.

아야 소피아 모스크(성 소피아 성당)의 내부

이스탄불 중심지역은 수많은 구와 거리, 마을이 있지만, 대체로 ▷강 하구를 닮은 길죽한 골든혼 베이 남쪽 반도, 마르마라해와 면하는 [히포드럼광장-그랜드바자르 구역(히포드럼)] 구시가지 구역, ▷골든혼 북쪽-보스포러스해협이 ‘L’자 모양으로 감싸는 [갈라타탑-탁심광장-돌마바흐체 궁전 구역(갈라타)] 신시가지 구역, ▷보스포러스해협과 그 동쪽인 [아시아 대륙 서쪽 끝(아시아)] 등 세 지역으로 나누어 여행 동선을 짤 수 있겠다. 이스탄불엔 동아시아에서 로마 까지, 동서 문화가 다 있다.

아야소피아 모스크(성소피아성당)-블루모스크 바로 옆에는 말의 광장이라는 뜻의 히포드럼광장이 있다. 네 마리의 말이 한 조가 되어 수레를 이끄는 대전차 경기장이 있던 자리이다.

영화 ‘벤허’에선 예루살렘에서 이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나오지만, 2000년전 무렵 동-서 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과 로마의 대전차 경기가 투 톱이었다. 영화 속 경기장은 이스탄불 히포드럼의 옛 그림을 토대로 했다고 한다. 언제 부터인가 관중석은 사라지고, 지금은 여행자들이 북적이는 광장이 됐다.

영화 속 로마시대 대전차경기 모습

철기, 알파벳, 태양력 등 ‘세계 최초’가 유난히 많은 히타이트, 페니키아, 앗시리아, 수메르, 바빌로니아 등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후예, 동로마(=비잔틴)제국의 ‘내공’은 모든 면에서 서로마 보다 셌다. 흉노에 쫓기던 게르만이 툭 건드리니 바로 멸망한 서로마제국 보다 무려 1000년 정도 더 지속되다, 15세기 유목민에서 이슬람의 옷을 갈아입은 튀르키예(돌궐, 오스만 투르크)가 정복했다.

오스만 제국 시대에는 데르사테트, 이스탄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스탄불은 ‘도시로’라는 뜻을 가진 중세 그리스어 ‘이스팀볼린’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20세기 초까지, 남동 유럽의 패권자로 유럽7대 강국이었고, 독일과 동맹 관계를 유지했다.

4세기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로 출발했던 이스탄불은 1922년까지 오스만제국의 수도였으나,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 수립과 함께 행정수도의 지위를 앙카라로 넘긴다.

1882년부터 1977년까지 운행한 파리~이스탄불 사이 오리엔트 특급의 출발-종착점(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소설의 배경)이었고, 그리스 정교 세계총대주교의 소재지이기도 하다. 행정을 제외한 튀르키예의 모든 영역이 ‘문명의 공존’ 지대,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스탄불의 다리를 보며 보스포러스 유람선 승객들이 동서 풍경을 즐기고 있다.

이스탄불을 구성하는 유럽 지구와 아시아 지구는 보스포러스 해협 위로 여러 개의 다리로 연결되는데 걸어서 건널 수는 없다. 2㎞ 길이의 유라시아 해저터널도 뚫려있다.

▶구역별 여행 명소= 요즘들어 여행객들의 관심이 커진, 이스탄불 동쪽 ‘아시아’ 대륙 초입엔 ▷이스탄불 가장 높은 곳에 지어진 가장 큰 사원, 참르자 모스크 ▷포스포러스해협을 사이에 두고 돌마바흐체궁전, 갈라타탑과 갈라타포트를 마주보는 우스쿠다르 해안산책로, ▷작은 카페와 음식점 토속품등이 모여있는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아케이드마을 쿠즈군축 주택가, ▷묘지기능을 갖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키린 모스크 등이 있다.

보스포러스 해협 내 아시아쪽에 치우친 해상에는 크즈섬이 있고 크즈탑이 지킨다. 17세기 페로의 동화집에 실린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원형 스토리의 주인공이 바로 크즈 처녀이다.

크즈섬과 처녀탑

히포드럼이 있는 반도 지역에는 ▷히포드럼 대전차 경주장 터 외에도, ▷비잔틴문명 특유의 고품격 발코니로 장식된 발랏마을, ▷최초의 공공 시장 그랜드바자르(바자회 어원), ▷아야소피아 모스크(성소피아성당), ▷블루모스크(슐탄 아흐멧 모스크), ▷이집트 룩소르에서 옮겨진 오벨리스크, ▷뱀기둥과 독일우물, ▷로마시대 지하 물 궁전 ‘예래바탄’, ▷발렌스 수도교, ▷토프카프 궁전 뮤지엄 ▷이슬람 지배 이후 세워진 세인트메리 성당, ▷이스탄불의 숨겨진 정원 예술카페 ‘카페라가 메드레세시’, ▷오래된 성벽 중 한 구역인 마르마라 해안 예니카피(Yenikapi) 항구, ▷귈하네 공원, ▷마구간에서 탈바꿈한 과학의 메카 ‘이스탄불 과학 역사 박물관’, ▷화재방지 감시탑이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불에 여러 번 타서 새로 지은 베야지드 타워와 광장, ▷올드북마켓 등이 있다.

갈라타타워

골든혼과 보스포러스해협 서안이 감싸는 갈라타 구역엔 ▷갈라타 탑 ▷갈라타포트(항구) 이스탄불의 버라이어티 콘텐츠 ▷요즘 뜨는 청춘의 핫플레이스 테스비키예 거리 ▷과거 경제와 시민생활의 젖줄이던 수로(水路)의 허브였다가 요즘은 도심의 경제생활과 국가행사의 중심이 되고 있는 탁심광장, ▷이 광장과 이어진 서울 명동 같은 분위기의 이스티클랄 거리, ▷투르크가 지배하기 이전에 지어졌다가 무너졌지만 복원을 위해 크리스트교-이슬람교도가 뜻을 같이했던 세인트 앙투안 성당, ▷K-드라마 ‘빈센조’ 주인공 송중기가 비밀 자금을 인출한 뒤 큰 문을 활짝 열고 바다를 바라보았던 장면 촬영지, 가장 화려하게 지어진 왕(슐탄)의 별장 돌마바흐체 궁전, ▷이 궁전 인근 언덕에 멋지게 보스포러스 해협을 굽어보는 오르타쾨이 모스크 등이 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아르나부쾨이. 마을이름 알바니아 마을이라는 뜻이다.

갈라타 타워에서 북서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아르나부쾨이는 ‘알바니아 마을’로 불리며 오스만, 알바니아, 유대교 신자들이 모여사는 아름다운 어촌이다. 모스크, 성당, 유대교회당이 사이좋게 공생하며 저마다의 문화가 반영된 건축물이 조화롭게 착상해있다. 아르나부코이 행정구역내에는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으로 지어놓은 이스탄불 신공항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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