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철도 전문용어의 우리말 순화를 환영한다

2024. 6. 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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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한민국 철도 설립 130주년이자 고속철도 도입 20주년인 해이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에서 어려운 철도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표준화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여 우리 문화와 말글 발전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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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한민국 철도 설립 130주년이자 고속철도 도입 20주년인 해이다. 1894년 6월 28일 의정부 철도국이 설립되고 경인선이 개통된 이래 철도는 국민산업을 견인해 온 교통의 주역이었으며 2004년에는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도를 도입하면서 전 국토의 일일생활권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제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철도를 외국으로 수출할 만큼 세계적인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에서 어려운 철도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표준화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일본식 한자 표현이나 외래어로 말미암아 일반인이나 예비 철도종사자들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쉽고 바른 우리말로 개선하였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철도 분야의 124개 전문용어가 표준화되었는데, “발차”를 “출발”로 “신호모진”을 “신호 위반”으로 “승계운전”을 “교대 운전”으로, “개찰”을 “표 확인”으로 순화한 것이 대표적인 보기이다.

순화하기 전의 용어와 순화한 용어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이해하기 쉬워졌는지를 금방 알게 되며, 이렇게 함으로써 국토교통부가 국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온 것을 느끼게 된다. 발전하는 우리 철도의 기술력과 발맞추어,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든 철도 용어를 새로운 시대의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하려는 이러한 국토교통부의 노력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 선진 기술과 함께 무분별하게 도입된 전문 분야의 외래어들은 현장에서 여과 없이 정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용어들은 전문 분야에서 전문가와 일반인을 구분 짓는 심리적 장벽을 만들고, 서로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용어’들이 모여 전문 분야에서 ‘닫힌 문화’가 형성되고 외부와 내부를 경계 짓는 시작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이러한 외래어의 사용은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긍심에도 영향을 끼친다. 무분별한 기존 외래어, 일본식 표현의 사용은 국민들과 관련 종사자들로 하여금 해당 분야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기술, 우리의 성과라는 인식을 감소시켜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철도 분야와 같이 과거의 잘못된 잔재가 많은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는 이러한 노력은 정부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중요한 일이다. 소통 수단의 발달로 무분별한 외래어 등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과 없이 확산되기 쉬운 만큼, 올바른 용어 사용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널리 인정받고 있다. 우리말 용어가 세계적인 표준용어가 된 것들도 적지 않다. 우리 문화와 우리 철도에 대한 자부심이 커져 가는 만큼 우리말로 된 용어들이 더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말이 더 많이 사용되는 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더 커져 가리라 믿는다.

앞으로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여 우리 문화와 말글 발전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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