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복귀한 국민의힘 "입법 독주하면 역풍 맞을 것"

성일종 "이재명, 방탄 갑옷 입고 사법부 압박"

7개 상임위원장직을 맡아 국회 원구성을 타결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억지대로 배정이 이뤄졌지만, 더 이상 입법폭주는 없어야 하겠다"며 날을 세웠다. 원구성 협상에서 민주당 측 손을 들어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 원구성 파행의 단초는 민주당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맡겠다고 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민주당이) 지금껏 그랬듯 일방적인 독주를 이어간다면 국민적 역풍 맞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준엄하게 명령하는 협치 정신을 회복해야 하고 정쟁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하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사무총장도 국민의힘의 상임위 복귀 결정과 관련 "완장을 찬 민주당의 독주와 독재를 도저히 눈 뜨고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우리 당의 상임위 보이콧에 더 환호를 했다. 법사위를 보듯 이재명 대표의 방탄 천국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런 국회 운영을 주도한 게 누구인가, 국회의 민주적 절차가 뭉개지고 자랑스러운 관행이 무너져도 우려의 목소리 한 번 내지 않는 우원식 국회의장"이라며 "(우 의장은) 대화와 협상은 아예 문을 닫도록 방치하면서 친정집 눈치 보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정치의 장이 아니라 범죄자 생존의 장으로 만든 게 우 의장"이라고도 했다.

성 총장은 또 이 대표가 전날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대표직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을 두고도 "어차피 당 대표 출마할 거면서 상황 탓을 하고 고민해서 거취를 결정하니마니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라며 "민주적 과정은 찾아볼 수 없고 예비 도전자들 모조리 척살한 것을 국민들이 다 아는데 무슨 고민을 한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서도 "국민 위해서라면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파괴하지 말고 수사, 재판 잘 받고 방탄국회 안 만들면 된다"며 "솔직해 보라, 감옥가지 않으려고 당 대표 방탄갑옷을 입고 재판 미루려고 상임위를 독식하고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 아닌가"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기도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화재 참사와 관련한 메시지도 밝혔다. 정 의장은 "정말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와 함께 화재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 아울러 화학물질 화재 조기 진화를 위한 방재 연구에 대한 예산 지원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의원총회에서 원구성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 이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 의장은 추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 "어제 3선 의원들이 원내대표 부재상황과 관련 논의를 했는데, 어쨌든 (추 원내대표가) 빨리 복귀를 해서 우리 당을 이끌어서 원내투쟁을 계속 해줘야 된다는 의견이었다"면서도 "저희들이 결정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원님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7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를 재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