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무승부’에 좌절한 모드리치, MOM 선정에도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지어[유로2024X이슈]

윤은용 기자 2024. 6. 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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픗볼링갓즈 캡처



이제는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그라운드를 누비며 골까지 넣고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팀은 승리하지 못했고, 이젠 기적이 필요하게 됐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얼굴이 굳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크로아티아는 25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겼다. 이 결과로 1승1무1패, 승점 4점을 확보한 이탈리아는 스페인(승점 9점)에 이어 조 2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2무1패(승점 2점)가 된 크로아티아는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유로 2024는 6개조의 1~2위팀과 6개 3위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에 16강 티켓이 주어진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승점도 2점에 불과하고 골득실이 -3에 그쳐 3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일정을 마친 A조 3위 헝가리만 해도 승점 3점으로 크로아티아보다 앞선다. 아직 최종전을 치르지 않은 4개 조 중 크로아티아보다 승점이 앞서는 팀은 3점의 오스트리아(D조), 슬로바키아(E조)가 있다. 즉, 마지막 한 장을 두고 실낱같은 희망을 거는 것이다.

이번 유로 2024가 ‘라스트 댄스’인 모드리치에게도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그래서 사력을 다해 뛰었다.

루카 모드리치. 라이프치히 | AFP연합뉴스



전반을 0-0으로 마친 크로아티아는 후반 시작과 함께 공세를 펴기 시작했고, 1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이탈리아 다비데 프라테시(인터 밀란)의 핸드볼 파울로 크로아티아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짐ㄴ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의 슛이 잔루이지 돈나룸마(파리 생제르맹)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드리치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문전 앞으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안테 부디미르(오사수나)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돈나룸마에게 막혔다. 하지만 튀어나온 공을 모드리치가 재빠르게 차 넣었다.

만 38세289일의 모드리치는 유로 2008에서 이비카 바스티치(오스트리아)의 38세257일을 뛰어넘는 유로 최고령 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다급해진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세차게 두들기며 동점골을 노려봤지만, 단단한 크로아티아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8분 중 7분까지 골이 나오지 않아 패색이 짙어질 찰나, 기적적인 이탈라이의 도점골니 나왔다. 종료 15초를 남기고 리카르도 칼라피오리(볼로냐)가 내준 패스를 마티아 자카니(라치오)가 통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그렇게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나 이탈리아가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16강 진출을 목전에 뒀던 모드리치는 경기 후 유럽축구연맹(UEFA)이 선정한 경기 MOMD에 뽑혔다. 하지만 모드리치는 MOM 트로피를 받고도 표정이 어두웠다. 마치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이었다.

모드리치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 2022년 카타르 월드컵 4강 등 괄목할 업적을 만들어온 크로아티아와 모드리치였지만, 정작 우승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거는 각오가 컸다. 하지만 종료 직전 얻어맞은 한 방에 환호는 슬픔으로 바뀌었다.

루카 모드리치.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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