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 올린다

김태영 기자 2024. 6. 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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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아낸 국내 최고 높이 태극기 게양대가 2026년 생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북측 세종로공원에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는 100m 높이 조형물을 건립한다고 25일 밝혔다.

사는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공간, 조형물, 세종로공원에 대한 통합설계공모를 11월까지 추진하고 내년 4월까지 기본 및 실시 설계를 한뒤 내년 5월 착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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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국가상징공간 조성
호국 영웅 기리는 화로도 설치
연내 설계공모 후 2026년 준공
일각선 "권력에 충성 강요" 비판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오세훈(오른쪽 두번째)서울 시장이 25일 6.25전쟁 74주년을 맞아 시청 6층 영상회의실에서 참전용사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경제]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아낸 국내 최고 높이 태극기 게양대가 2026년 생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북측 세종로공원에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는 100m 높이 조형물을 건립한다고 25일 밝혔다. 100m는 국내 태극기 게양대 중 최고 높이다. 그 앞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라는 명칭의 화로를 설치해 불꽃을 피운다. 기억과 추모를 상징하는 불을 활용해 일상에서 호국 영웅을 기린다는 취지다.

시는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상징공간 조성을 추진해 왔다. 대상지로 서울역, 국립서울현충원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태극기 조형물 설치 장소로 광화문광장이 결정된 것은 이 곳이 역사와 문화예술 중심지임과 동시에 시민 의식의 발현지이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해외 국가들이 각 도시를 대표하는 장소에 상징 조형물을 만든 것도 참고했다.

시는 태극기 조형물을 단순한 국기 게양대가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둥 하부에 15m 높이 내외의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활용하고 국가 행사 때는 기둥 전체에 조명을 밝혀 먼 거리에서도 위용을 느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승원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주변 건물 중 외교부 청사의 건물이 92m로 가장 높아 조형물이 돋보일 수 있도록 높이를 100m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태극기의 크기도 가로 21m, 세로 14m의 초대형 수준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나아가 세종로공원은 도심 속 시민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광화문광장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일체화한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고 거점형 편의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옥상 공간도 녹지로 덮고 야외 레스토랑, 시민휴게소 등도 조성한다.

사는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공간, 조형물, 세종로공원에 대한 통합설계공모를 11월까지 추진하고 내년 4월까지 기본 및 실시 설계를 한뒤 내년 5월 착공할 계획이다. 국가상징공간은 2026년 2월, 세종로공원은 2026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각 시설의 디자인과 용도는 설계공모 확정 시 최종 결정된다. 예산은 세종로공원 조성에 약 500억 원, 국가상징 조형물 조성에 약 110억 원이 투입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제74주년 6·25를 맞아 참전용사 7명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 자리에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국민들의 일상 속에 늘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한 결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1년에 2000만 명이 방문하는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재식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시지부장은 “광화문광장 가장 높은 위치에 태극기를 게양해 준다는 발표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참전용사에게 큰 영광”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대에 역행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서울시의회가 광화문광장에 국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태극기를 연중 게양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키자 문화연대는 “시민성이 표출되는 공간을 통제하며, 권력에 충성을 합의하게 만드는 장치에 대한 문제"라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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