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한 ‘공시가 135%’로 높여야”
빌라 등 비아파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 전세금 상한을 공시가격의 126%에서 135%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세사기를 줄이기 위해 전세보증금 상한을 150%에서 126%로 낮추자 나온 전세물건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임대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공시가격 대신 감정가를 적용하겠다는 정부 대책은 세입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5일 ‘2023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 개편의 효과와 향후 임차인 보호방안’ 보고서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의 담보인정비율 상한은 90%로 유지하되, 주택가격 산정 시 1순위로 적용되는 ‘공시가격의 140%’를 ‘150%’로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은 전세(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집주인(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HUG 등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우선 지급하고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구조다. 임차인이 HUG·한국주택금융공사(HF)·SGI서울보증에서 가입할 수 있다.
HUG의 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은 2013년 9월 아파트 90%·비아파트 70%였지만 2017년 2월 모두 100%로 높아졌다. 연립·다세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확대한다는 취지였지만 2022년 이후 늘어난 전세사기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부터 담보인정비율을 90%로 낮췄다. 담보인정비율 산정 시 적용되는 주택가격 1순위 산정방법도 감정가에서 공시가격의 140%로 바꿨다. 즉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 전세금이 공시가격의 126%(140%×90%) 이내로 줄었다.
집주인으로서는 신규 세입자를 모집할 때 이전보다 전세금을 낮추는 ‘역전세’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순수 전세를 보증부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었다.
임차인도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물건 찾기가 어려워졌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기준 변경으로 반환보증 가입에서 제외되는 주택은 공시가격 평균이 1억3000만원인 저가 주택이라고 분석했다.
반환보증 가입 주택 감소는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 분석 결과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 거래량과 전세가격지수는 2023년 3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월세(반전세 포함) 거래량과 월세가격지수는 2023년 하반기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격석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순수 전세의 보증부 월세 전환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급격한 변화는 시장참여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환보증 가입요건을 일부 낮추면 임차인의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지난 13일 밝힌 보완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126% 룰’(공시가격의 140%·담보인정비율 90%)은 유지하되 공시가격이 너무 낮다는 임대인의 이의 신청을 HUG가 수용하면 감정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장경석 입법조사관은 “이의 신청부터 감정평가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제때 전세 계약을 하려는 임차인 지원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의신청 수용이 많아지면) 공동주택 공시가격제도의 신뢰성 (하락) 문제도 있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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