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와이드] ① 또 불거진 기초의회 ‘외유성 연수’···‘술판’ ‘쇼핑’ 논란 달서구의회
지난 5월, 6박 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연수를 다녀온 달서구의회에서 또, 부실 해외 연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연수비용만 5천250만 원이 들어갔는데, 술판과 쇼핑, 프로그램 불참 등의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관련 의혹과 이후 대처 등 달서구의회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반복되는 기초의회 해외연수 논란에 대해 짚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번 주 시사톡톡에서는 반복되는 기초의회 해외연수 논란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오늘 나와주신 패널 두 분 소개하겠습니다.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김상호 사회자]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네, 안녕하세요.
[김상호 사회자]
본격적인 토론하기 전에 기초의회의 실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변예주 기자가 정리한 내용을 먼저 보시고 토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보시죠.
술판에 쇼핑, 견학인가 여행인가
지난 5월, 6박 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녀온 달서구의회. 이후 뒷말이 무성하게 흘러나왔습니다.
"인천공항을 가는 길부터 연수 내내 음주가 이어졌다." "음주는 물론 쇼핑센터 방문 일정 등으로 의원들 간 실랑이가 있었다." 해외 우수사례를 견학하는 해외연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술판' '관광' '쇼핑'으로 채워졌습니다.
현지에서 16개 기관을 방문했지만, 기관 관계자를 만난 건 3곳뿐, 나머지는 기념사진만 찍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연수 단장을 맡았던 정순옥 구의원이 "물의를 빚은 점을 사과한다.“라고 했을 뿐, 논란에 대한 설명도 해명도 없었습니다.
외유성 연수에 대한 징계나 윤리위 구성 요구는 없는 반면 구의원 12명이 외유성 연수를 제보한 한 구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해 자성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눈길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대구 북구의회도 4월에 호주로 연수를 갔습니다. 그런데 공식 일정 첫날 방문한 블랙타운시에는 시장과 시의원 일부가 정작 수성구와 자매결연 행사 참석차 자리를 비워 "제대로 일정을 짜고 간 건 맞냐?"는 빈축을 샀습니다.
지난 2018년 캐나다 연수를 간 예천군의원이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기초의회'와 '외유성 연수'에 대한 비판이 높아졌습니다.
반성했고, 나아지겠다고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던 국외 연수는 다시 속속 재개됐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만 대구 9개 구군 의회 중 5곳이 세금 2억 9천만 원을 들여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여러 장치가 마련됐다고 하지만 견제 기능이 부실한 사전 심사, 관광이 주된 외유성 일정, 천차만별 보고서 등 국외 연수 전후를 둘러싼 문제는 여전합니다.
주소지 옮기고, 각종 비리··'자질 논란' 도마
'해외 연수'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9대 의회만 살펴봐도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구 중구의회 배태숙 구의원과 자녀 등이 차명회사를 만들어 중구청과 불법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북구에 살면서 주민등록상 주소를 중구로 허위로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역시 대구 중구의회 김효린 구의원이 공무원에 갑질하고 구청 자료를 무단 반출해 징계받았고, 이경숙 전 구의원은 주소지를 옮겨 의원직을 잃었습니다. 배광호 전 수성구의원은 지역구 밖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가 의원직을 잃고 탈당한 뒤 다시 보궐선거에 출마해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의정활동도 부실 '긴장감 없는' 지방정부 견제
의정활동은 어떨까요? 한 시민단체가 전임 8대 기초의원 임기 만료를 6개월가량 앞두고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자료가 부실한 5개 시군을 제외하고 18개 기초의회에서 임기가 다 끝나가도록 회기가 열릴 동안 239명 중 117명, 48.9%가 한 번도 질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구는 8개 기초의원 111명 중 50명, 45%가 구정, 군정 질의를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광역의회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이 9대 대구시의회 임기 시작 이후 1년간 의정활동을 분석했더니 1문 1답 방식의 시정질문은 단 3건, 서면 질문을 포함해 시정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은 33명 중 절반인 17명이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역주민, 직무 관련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평가한 청렴도 조사에서 지방의회 청렴도 점수는 68.5점. 평가 대상인 전체 기관 중 가장 낮고 평균보다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주민 대표기관으로서 지방정부의 중요 의사를 심의, 결정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시사톡톡 변예주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저희도 기초의회 관련 이슈는 여러 번 다룬 것 같은데요. 두 분도 어떤 면에서는 좀 지겨우시죠? 이 얘기를 또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 왜 이런 얘기를 또 해야 하는지, 어떤 점을 짚어야 하는지 먼저 이번에 논란이 된 달서구의회 해외연수부터 두 분 말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이소영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그런데 이게 한두 번이 아니고 달서구가 유일한 사례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계속해서 봐온 그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요. 지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구의원들이 술판 벌이고 관광하고 쇼핑하고 이런 겁니다. 사실 우리가 이게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보니까 우리 주민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구의원들이 가면 원래 그러는 거지. 그리고 구의원들 자신도 뭐 우리가 가서 딴 사람들은 안 그러냐, 우리만 그러냐 이런 생각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기초의회에 대한 신뢰가 극도로 낮아지고 그러면서 무용론까지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이라도 여기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징계할 부분은 징계하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후 조치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양한 제도화에 들어가야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조광현 사무처장께서는 이거 보시고 무슨 생각이 드셨습니까?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우리가 어디 여행 가서 관광할 수도 있고 술 한잔할 수도 있고 쇼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도 해외 연수의 일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이게 일부가 아니라 주가 됐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서구의회 같은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해외연수와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처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저는 일부가 잘못 판단해서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달서구의회 전체의 문제로 만들고, 더 나아가 지방의회와 지방의원 전체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사안이라도 단호하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문제는 이게 공적 세금으로 만들어진 돈으로 공무원 연수를 갔다는 거죠. 공무 국외 연수 세부 일정 참여 상황을 보면, 연수 효과가 과연 제대로 진행된다고 했을 때 이 교수님은 효과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해외연수라는 건 사실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조금 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연수가 진행되었다면 우리가 효과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런 연수는 앞으로도 절대로 재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조광현 사무처장님, 이 연수 프로그램 보셨죠?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예, 계획서도 봤고.
[김상호 사회자]
계획서 실행이 그대로 되었다면 효과는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그래도 지금보다는 낫겠죠. 달서구의회 같은 경우에는 출장 심사를 할 때 심사위원 일부가 이 문제에 대해 무리하게 해서는 연수가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잘하겠다고 해서 동의를 받아 갔습니다. 실질적으로 다른 걸 전부 다 떠나서 16군데 중 세 군데만 관계자를 보고 나머지 사진만 찍었다는 자체가 이미 연수에 효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구체적으로 그렇지 않더라도, 의원들이 해외에 가서 마인드가 변화됐거나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하면 일정 정도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매일 술 마시고 쇼핑하는 데 정서적으로 열려 있지도 않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예산 낭비였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새로운 경험을 했겠느냐고 말씀하셨는데, 돌아와서 야단맞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경험은 제대로 살려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는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 비판을 많이 받으니 어쨌든 내용 자체가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어서 일단 사과하자, 이렇게 사과하는 진정성이 없었다고 보는데, 이 사과의 진정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사과 형식과 내용이 전부 다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보니 사과한 게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죄송하다고 한 정도이고, 의장은 덧붙여서 말한 정도에 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관심사라고 하면, 저는 공식적인 사과문 발표 형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징계 얘기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사과하면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하고, 합당한 처분을 하겠다는 정도의 얘기는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도 없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실제로 이분들은 이렇게 됐으니까 빨리 사과하고 끝내자, 언론에서 더 이상 말 안 하면 끝이야, 이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빨리 사과하고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상조사니, 윤리특위 구성이니, 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떻게 하겠다’ 정도의 조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본인들은 억울하겠지만 2018년 예천군이 소환됐습니다. 사후적으로 진정성 있는 징계나 처벌이 있었습니까?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글쎄요, 제가 보니 그런 경험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시늉만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되고, 처벌하라고 징계하라고 한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예천군의회 이전에도 관행이었던 거죠? 진정한 사과가 관행이 아니고요.
[이소영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사실 예천 같은 경우도 지역 언론들만 입을 막으면서 넘어가려 했던 것을 안동MBC에서 터뜨리면서 전국적 이슈가 된 겁니다. 전국적 이슈가 되고 나서도 해당 의원이 사과하고 부의장직 물러나고 무마하려고 했는데,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다 보니 나중에 제명 처분까지 되는, 소송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된 아주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은 유야무야 넘어가고 말죠.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지방의회 사상 최대 흑역사 중 하나일 겁니다. 아까 폭행만 얘기했는데 성 접대까지 요구했던 사안이 있어서 전국적인 사안이었고,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그 당시에 해외연수 간 의원 전원에 대해 제명하라는 요구, 사퇴하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문제 일으킨 2명은 제명했고, 당시 의장은 윤리특위에서 제명 결의를 했으나 본회의에서 출석 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 당시 문제를 일으킨 사람 중 2명이 예천군의원으로, 당시 의장은 국민의힘 공천받아 경상북도 도의원으로 당선된 상황입니다. 당시에 내부적인 징계도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Copyright © 대구M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