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50G·111SV 클로저 이탈…새삼 대단한 701G·423SV 오승환, 정해영에게 던지는 묵직한 교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쉼 없이 달려온 KIA 타이거즈 클로저 정해영(23)이 어깨 염증으로 이탈했다. 전반기 잔여일정과 올스타브레이크에 휴식하면 후반기에 돌아올 것으로 보이지만, KIA로선 가슴 철렁했다.
정해영은 올 시즌 32경기서 2승2패2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 중이다. 생애 첫 세이브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었다. 어느덧 통산기록도 꽤 묵직해졌다. 데뷔 후 2년만인 2021년부터 마무리로 뛰면서 통산 111세이브를 쌓았다. KBO 최연소 100세이브의 주인공이며, 타이거즈 최초 4년 연속 20세이브의 주인공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훈장들이, 정해영의 어깨 피로를 가중시킨 건 맞다. 사람의 몸은 소모품이 아니어서, 공을 계속 던지면 어깨와 팔에 피로가 누적된다. 정해영은 지난 겨울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투구밸런스를 찾았다. 구종을 추가하지 않았지만, 투구밸런스 조정으로 구속, 구위가 확연히 좋아졌다.
어쨌든 13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서 이도윤을 상대하가 어깨에 이상을 느껴 바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지금까지도 몸 관리를 잘 해왔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전반기 잔여일정과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더하면 최소 2주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올스타 팬투표 전체 1위를 차지했지만, 올스타전서는 팬들에게 인사 정도만 하고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할 전망이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등록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하면 당연히 공을 던지면 안 된다.
정해영은 올 시즌 대선배 오승환(42, 삼성 라이온즈)과 세이브 경쟁을 펼친다. 오승환은 23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린다. 올 시즌 33경기서 1승3패23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이다. 피안타율 0.252, WHIP 1.27로 피안타율 0.264, WHIP 1.41의 정해영보다 세부 성적도 앞선다.
오승환이 2000년대 초반 돌직구를 던지는 건 아니다. 당시 오승환이 돌직구를 던지면 타자들은 타구를 외야로 보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오승환이 아무리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오승환은 오승환이다. 변화구를 더 많이 섞어 세월의 흐름에 동참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삼성에 승리를 선물하고 세이브를 적립한다.
오승환은 통산 701경기, 774.1이닝 동안 423세이브를 적립했다. 여기에 일본과 메이저리그 성적까지 더하면 더 올라간다. 진짜 놀라운 건 2020년 삼성 복귀 후 큰 부상 없이 계속 마운드에 오른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45경기, 64경기, 57경기, 58경기, 33경기에 각각 등판했다.
물론 오승환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단국대 시절 이미 토미 존 서저리를 한 차례 받았다. 그리고 2009년과 2010년에 35경기, 16경기 등판에 그쳤다. 2009년엔 어깨 이슈가 있었고, 2010년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물론 2019년 메이저리거 시절에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또 받긴 했다.
그러나 프로 20년차의 마무리의 부상 경력이 이 정도인 건 매우 놀랍다. 기적이 아니라 오승환 특유의 몸 관리의 결과라고 봐야 한다. 42세에도 선수생활을 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터미네이터와도 같은 몸을 그냥 가진 게 아니다.
정해영으로선 오승환과 세이브 경쟁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신기할 것이다. 사실 오승환은 정해영의 아버지 정회열 동원대 감독과 한솥밥을 먹은 시간이 길었다. 정회열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 시절 오랫동안 삼성 배터리코치를 역임했다. 세월이 흘러 아들이 당당히 세이브 경쟁을 펼친다. 아버지와 함께할 때도, 아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때도 오승환은 오승환이다. 정해영에게 던지는 묵직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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