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11〉삼양식품, 불닭 Global No.1 Spicy Brand
맵지만 맛있고, 혀는 얼얼하지만 기분은 상쾌해지는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반전의 즐거움'이 있는 맛.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화끈하게 깨우는 맛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 삼양식품의 불닭은 이제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개발하는 동안 매운 소스 2톤과 1,200마리의 닭이 투입된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인 '불닭' 브랜드 스토리를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1961년 창업한 삼양식품은 유일한 주식이었던 쌀과 잡곡조차 부족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시대에 식량난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제대로 된 음식이 없어 미군이 버린 음식을 끓여 만든 일명 '꿀꿀이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에게 간편하고도 맛있는 식사 대용 식품이 절실했기 때문인데요. 그 묘안으로 '라면'을 떠올린 삼양식품의 전 선대회장은 일본의 묘조식품 회사를 찾아가 기계와 기술을 도입해 1963년 국내 최초로 '삼양라면'을 선보였습니다.
이후 라면은 서민의 식탁에 자주 등장하는 제2의 주식처럼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새로운 식품화에 정착하게 되었는데요. 삼양식품은 이후에도 꾸준히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맛을 개척하며 트렌드를 선도해오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식품업계에서 처음으로 수출실적 3억 달러를 넘기며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한 삼양식품. 영예의 중심에는 '불닭' 브랜드의 성공이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불닭볶음면부터 로제불닭, 불닭볶음탕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 맛있게 매운 맛을 다양한 제품을 통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IMF 직격탄을 맞았던 삼양식품이 어떻게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그 어려운 시기가 삼양식품에 입사한 삼양식품가 며느리 김정수 총괄사장이 지금의 불닭 브랜드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불닭볶음면' 개발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삼양식품은 매출 2800억원으로 업계 선두업체이자 매출액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농심과 오뚜기에 비해 규모가 작은 회사였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김정수 총괄사장이 우연히 방문한 명동의 한 매운 찜닭 전문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워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강렬하지만 감칠맛나는 매운 맛을 넣은 라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적의 레시피를 찾기 위해 매일 계속되는 매운맛 테스트에 연구원들이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는 후문이 전해질만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강렬한 매운맛에 도전하게 됩니다. 이후 삼양식품의 연구소 직원은 물론 마케팅 부서까지 함께 전국의 유명 매운 맛집들을 탐방했고, 세계의 다양한 고추를 활용해 최적의 비법 소스 개발에 몰두했습니다.
그렇게 약 1년이 흐르고 2012년 4월 불닭볶음면이 세상에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물론 처음부터 대중의 반응이 지금처럼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기 국내 매출은 월 7~8억 원 정도였지만 강력하고 중독적인 매운맛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퍼지면서 출시 1년 만에 월 3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게 됩니다.
캐나다의 메이플 시럽, 에티오피아의 커피와 같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문화의 대명사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맛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 이러한 성공 신화는 일반적인 맛이 아닌 기존의 룰을 깬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이뤄낸 쾌거였습니다.
오늘날 불닭 브랜드는 전 세계 97개 국에서 K-푸드(FOOD) 열풍을 이끌며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은 다양한 레시피와 활용법을 통해 전세계 팬덤을 보유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요. 매운맛을 완화시키기 위해 치즈, 계란, 참치 등의 다른 식재료와 즐기는 취향별 레시피도 유튜브를 통해 퍼져나가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라는 하나의 제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착안해 커리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까지 매운맛을 기본으로 만든 후속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얻어 부드럽게 즐기는 레시피에 아이디어를 얻어 2017년 겨울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은 3개월 동안 3600만개가 판매되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기업이 소비자들의 기호와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제품 구성에 큰 축을 완성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선두로 후속 제품들이 연이어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국내 라면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습니다. 현재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과 관련된 제품이라고 하니 세계에 한국의 매운맛을 맛있게 전파한 초히트 상품이라는 평가가 적합해 보입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어 유행처럼 사라졌을 수도 있는 불닭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타겟을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 두고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하며 할랄 인증까지 획득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하고 이어 국내 최초로 컵라면을 출시한 이래 불닭으로 글로벌 스파이시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의 매콤한 반전의 역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K-푸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매운맛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식품 산업에 큰 획을 그은 삼양식품.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설과 끊임없는 연구 활동, 계열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불닭만큼 우수한 제품들이 꾸준히 등장하길 기대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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