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이 안보인다…‘존재감 위기’ 지지율 10%대 붕괴 [數싸움]
‘비교섭단체’ 한계로 정국 주도 못 해
전문가들 “명확한 이슈 선점이 필요”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22대 국회가 문을 연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총선 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존재감 위기’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혁신당의 ‘비교섭단체’라는 지위가 원 구성 협상 등 주요 정국에 한계로 작용한 점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선명성 강화가 지지율 하락 위기의 출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5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혁신당의 6월 3주 차 지지율은 10.7%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주 대비 2.5%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4·10 총선 이후 최저치다.
혁신당의 지지율 위기는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으로 실시한 6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혁신당은 9%의 지지도를 얻었다. 혁신당은 창당 직후인 3월 1주 차 조사에서 6%로 시작한 이래, 총선 직후인 4월 3주 차 조사에선 14%까지 올랐다. 하지만 약 2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리 수로 지지율이 내려와 총선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더불어민주당과 혁신당이 지지층을 일부 공유하는 상황에서, 혁신당이 ‘비교섭단체’라는 한계로 대여(對與) 정국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점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대여 공격의 핵심이 되면서 혁신당의 지지율을 일부 흡수한 것”이라며 “야권 전체로 봤을 때 혁신당 같은 경우 정국 주도권을 이재명 대표에게 뺏기고,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혁신당의 존재감이 약화된 측면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슈에서 멀어진 것”이라며 “지금은 채상병 특검과 원 구성 정국이고, 나아가서 여야 간에 상임위를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문제로 지금 싸우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사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싸움에서 혁신당은 한 발 비켜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혁신당의 지지율 위기 극복을 위한 타개책으로 ‘선명성 강화’를 제언했다.
최홍태 리얼미터 선임연구위원은 “선거가 끝난 후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외에 혁신당만이 특색 있게 내놓을 수 있을 만한 정책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어떤 것을 또 내걸 수 있을까, 정책적으로 어떤 것을 국민한테서 끌어내 ‘우리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강력히 어필할 수 있을까 등을 많이 고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혁신당이 앞으로 생각할 문제는 지난 총선 때처럼 명확하고 선명하게 이슈 선점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그 이슈가 일반적이고 다양한 정책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지지율 하락에 관한 질문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강소 정당을 표방하지만 비교섭단체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고 스피커가 작아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총선 시기만 해도 ‘3년은 너무 길다’ 등 혁신당의 메시지가 빠르고 강하고 선명했는데, 이후에 좀 더 그렇게 하지 못한 데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지지율 반등 전략에 대한 질문엔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공유를 하고 무엇인지 정교하게 분석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이후에 전략이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응답률은 2.7%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한국갤럽 조사의 경우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2%였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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