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용의 골프칼럼] 벙커샷, 이것만 알면 나도 잘할 수 있다!
[골프한국] 주말 골퍼들이 라운드 도중 공이 그린 주변 벙커에 한번도 안 들어가는 날은 비교적 운이 좋은 날이다. 아마추어가 그린 주변 벙커에서 파세이브를 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선수의 그린 주변 벙커 세이브 확률은 51.28%로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들이라 해도 그린 주변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10개 중 4·5개는 보기를 범한다는 말이다.
LPGA 투어 선수들의 경우는 벙커 세이브 확률이 훨씬 떨어진다. 지난해 벙커 세이브 1위인 이미향 선수가 64% 정도이며, 중간 정도의 선수들이 약 40%대를 기록했다.
벙커샷은 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선수들에게는 더욱 떨리는 순간이다. 특히 항아리 벙커가 많은 링크스 코스에서의 경기는 벙커샷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미향 선수는 링크스 코스인 2017년 LPGA 투어 스코티시 여자오픈 1주 전에 벙커샷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벙커샷을 잘하기 위해서는 ①모래의 상태, ②공이 놓인 상태, ③클럽의 세팅 상태 등 3가지의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3가지 중 클럽의 상태를 제외하고 모두 고정된 조건이 아니고 매 샷마다 바뀌는 변수들이다.
모래의 상태: 모래 알갱이의 굵기와 습도는 샷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준다. 알갱이가 밀가루처럼 작고, 수분이 많을수록, 벙커샷에서 클럽에 미치는 저항이 커진다. 반면 알갱이가 크면 모래 입자 사이의 공간이 커지기 때문에 클럽이 모래를 파고 들어가는 것이 용이하다.
이들 두 가지 경우 동일한 힘의 조건으로 샷을 한다면 핀까지의 거리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공이 놓인 상태: 공이 벙커 내에 놓여있는 상태에 따라 샷의 난이도가 크게 변한다. 공이 모래에 얼마나 묻혀 있는지, 공이 내리막 혹은 오르막 라이에 있는지, 공의 주변에 불규칙한 모래 입자가 있는지 등 다양한 모래 상황에 따라서 동일한 스윙의 샷이라도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클럽의 세팅 상태: 클럽의 페이스 각과 바운스의 세팅 정도 또한 샷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샌드 웨지의 바운스 각도는 매우 중요하다. 벙커 샷은 바운스를 이용하는 샷이기 때문이다. 좋은 벙커샷을 하는데 있어서는 모래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조건에 적합한 바운스 각도를 갖는 웨지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래 입자가 가늘고 부드러울수록 바운스 각도가 큰 것을 택하는 것이 유리 할 것이다. 클럽 헤드의 리딩 에지가 모래를 파고 들어가 묻히기 보다 클럽 바운스가 모래 저항을 적게 받고 부드럽게 모래를 밀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래 양이 적고 딱딱하며 입자가 굵은 경우에는 바운스 각도가 작은 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유리한 경우가 많으며, 특히 벙커가 아닌 딱딱한 땅에서 칩샷을 하는 경우에는 바운스 각도가 크면 정확한 컨택이 어려워져서 미스의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좋은 벙커샷을 만들려면 모래 상태에 대한 인식과 자신의 클럽 조건을 알고 샷을 제어해야 한다.
'벙커 샷을 잘한다'는 말의 핵심은 위에 언급한 3가지 조건에 대한 인지능력을 토대로 핀까지 거리를 여하히 잘 맞추는가 여부다. 핀까지 거리를 맞추기 위한 테크닉의 완성도는 공의 탄도 제어 능력과 스핀을 제어하는 능력이 결정한다. 이들 능력은 선수마다 오랫동안 훈련과 경험을 통해 고유한 감각으로 형성 된다.
벙커샷의 거리 제어에 대한 감각을 형성하는 기술의 핵심적인 부분은 주로,
▷페이스 각을 열거나 닫아서
▷임팩시 클럽으로 공과 함께 퍼내는 모래의 양을 조절해서
▷샷을 하는데 있어 공 뒤쪽 모래의 어떤 부분을 컨택 할지를 통해서
▷클럽의 아웃인 궤도를 어떻게 가져갈지
▷임팩트 시 가해지는 힘을 어떻게 조절할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벙커샷에 어려움을 겪는 주말 골퍼라면 위에 언급한 내용들 가운데, 우선 내가 사용하는 클럽의 바운스 각도를 확인하고 샷을 하면서 모래 저항의 정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게 웨지의 바운스 각도는 7도를 전후하지만 샌드 웨지는 10~12도 바운스를 사용한다. 샌드웨지의 바운스 각이 큰 것은 바운스가 모래의 저항을 줄여 부드러운 샷 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즉, 클럽의 리딩에지를 통해 샷을 하기보다 바운스를 이용해서 샷을 하는 방법을 먼저 터득해야 한다.
또한, 거리 조절을 하는데 있어 우선은 페이스 각도를 변경하여 탄도를 바꾸는 연습부터 해보기를 권한다. 클럽 헤드를 오픈해서 페이스 각도를 제어하는 것과 페이스 각이 다른 클럽으로 바꾸어 거리를 맞추는 것도 좋다. 다만 클럽이 바뀌면 샌드웨지와 다른 바운스 각도를 가지므로 사전에 샷에 대한 연습이 되어 있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스윙시에 클럽헤드의 궤적을 아웃-인 궤도에서 조금씩 인-앤-인 궤도로 바꾸어 가며 변화되는 탄도와 스핀을 습득해 가기를 권한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유튜브 '영상골프에세이' 운영.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순용의 골프칼럼] 골프스윙의 일관성을 확립하는 효과적인 방법 - 골프한국
- [전순용의 골프칼럼] 퍼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감각 훈련 방법' - 골프한국
- [전순용의 골프칼럼] 정확한 '코스 공략 거리' 산출의 중요성 - 골프한국
- '역대급' KLPGA 투어, 올해 총상금 305억원…33개 대회 일정 발표
- 박인비, 긴 공백에도 세계랭킹 4위로 상승…박민지는 17위로 도약
- '세계랭킹 1위 향한' 고진영, 새해 첫 주 넬리코다와 0.07점차
- 임성재·김시우·이경훈, PGA 새해 첫 대회 '왕중왕전' 출격
- 람·모리카와·디섐보·켑카·미켈슨 등 하와이에서 화려한 샷 대결 [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