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 마침내 '별들의 잔치' 초대 받은 손호영…그런데 햄스트링 부상, 첫 올스타 '꿈' 불발되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트레이드 복덩이' 손호영(롯데 자이언츠)이 꿈에 그리던 올스타전 출전이 확정됐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완전히 털어낸 것으로 보였던 햄스트링 상태가 악화되면서 24일 1군에서 말소됐다. 손호영의 올스타전 출전은 어떻게 될까.
KBO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뱅크 올스타전에 출전할 감독 추천선수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데뷔 17년, 11년 만에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장성우(KT 위즈), 양석환(두산 베어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별들의 잔치에 초대를 받은 김재열도 눈에 띄지만, 지난 20일까지 3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KBO역대 3위에 이름을 올린 손호영도 '꿈'을 이루게 됐다.
손호영은 충훈고를 졸업한 뒤 시카고 컵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으며 본격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한 끝에 현역으로 병역의 의무를 다한 뒤 독립리그를 거쳐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의 선택을 받았고, 지난 3월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주전 3루수가 없고,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던 롯데가 '출혈'을 감수하면서 손호영의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LG에서는 부상으로 인해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등 힘겨운 시간만 겪었던 손호영. 롯데에서도 부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로 이적한 뒤 손호영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나 올해의 손호영은 조금 다르다.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 입는 과정에서 "이제는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부산에 오면서 진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하면서 왔다. 다시 좋은 기회가 왔으니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다. 주눅 들지 않게 야구를 할 것이고, 긴장을 해도 티를 내지 않겠다. 거침없이 야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던 손호영은 그야말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이적 직후에는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4월 17일 '친정' LG 트윈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손호영의 타격감이 대폭발하기 시작했다. 손호영은 17일 LG전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리더니, 이후 4경기 연속 2안타로 폭주했다. 그리고 이 흐름은 5월 3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이어졌다. 14경기 연속 안타. 삼성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한차례 공백기를 가졌지만, 부상을 털어낸 뒤에도 물오른 타격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손호영은 6월 2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루타 2방을 폭발시키며 롯데의 '탈꼴찌'에 큰 힘을 보탰고, 4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는 복귀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그리고 지난 20일 KT 위즈전의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으로 홈런포를 터뜨리면서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후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침묵한 까닭에 '단일시즌'을 비롯한 롯데 구단(박정태 31경기) 기록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손호영은 KBO 역대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연속 안타 기록이 끝난 뒤 손호영은 '마지막 타석까지 의식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마지막 타석에서는 의식을 했다. 나답지 않게 너무 밀어 치려고 했다. 아무래도 한 경기만 치면 되니까. 마지막 타석에서는 '이번엔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 내가 봐도 너무 볼을 쳤다. 그리고 빠르게 뛰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몸을 날렸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을 때 나는 아웃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감독님께서 비디오판독까지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3위라는 기록에 너무 만족한다. 너무 행복했다"고 만족해했다.
이 과정에서 손호영은 '올스타전'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손호영은 '올스타에 대한 욕심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처음에는 "아니요. 없어요"라며 "만약 보내주신다면 감사하게 가는 것이다. 아니라고 한다면 푹 쉬는 거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그래도 '별들의 잔치'에 한 번이라도 나가고 싶은 것이 선수 마음. 손호영은 '투표 결과를 보니 아쉬움이 남더라'는 취재진의 말에 "평생 한번 갈까 말까 하는데 가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올스타 구경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지만 "스스로 그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방출돼도 모를 나이였다. 그래서 조금 힘들었다"며 지난해까지 은퇴에 대한 생각을 갖기도 했던 손호영의 꿈이 이루어졌다. 24일 KBO가 발표한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손호영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간 것. 김태형 감독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제자가 쉬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올스타전에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24일 오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최근 햄스트링이 좋지 않았던 까닭에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던 손호영이 24일 병원 검진을 받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 때문에 최근 경기에서 전력질주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일단 햄스트링 근육이 파열되거나 찢어지는 등의 큰 부상은 아니지만,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 롯데 관계자의 설명. 일단 손호영은 올스타브레이크가 종료될 때까지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따라서 올스타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마침내 꿈을 이루는 듯했던 손호영이 올스타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별들의 잔치 출전은 이제 손호영의 상태 회복 속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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