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모드리치, 유로 대회 역대 최고령 골 넣었지만…크로아티아는 16강 탈락할 듯

루카 모드리치가 25일 유로2024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탈리아에 동점골을 내주며 비긴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 AP

크로아티아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8)가 유럽챔피언십 역사상 가장 많은 나이에 골을 터뜨렸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런 골이었지만 조국의 16강행을 보장하지는 못했다.

모드리치는 25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유로 2024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후반 10분 선취골을 뽑았다. 모드리치는 페널티킥 실축 후 이어진 공격에서 이탈리아 골키퍼 안루이지 돈나룸마에 맞고 나온 볼을 골로 연결했다. AP통신은 “모드리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33초 만에 골을 넣었다”며 “크로아티아 팬들은 환호하며 자신들이 들고 있던 맥주컵을 하늘로 던졌다”고 전했다.

루카 모드리치(왼쪽)가 25일 이탈리아전에서 선취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모드리치가 38세 289일 나이로 넣은 골로 역대 유로 대회 최고령 득점이다. 앞선 기록은 유로 2008에서 이비차 바스틱(오스트리아)이 기록한 38세 257일이었다. 모드리치는 후반 35분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교체됐고 이후 크로아티아는 수비에 집중했다. 인저리 타임 8분 이탈리아 교체 선수 마티아 자카니(라치오)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크로아티아는 2무1패로 조 3위(3득6실)로 조별리그를 끝냈다. 이번 대회는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크로아티아는 승점도 2에 머문 데다 득실차도 -3이라서 탈락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탈리아는 1승1무1패 승점 4로 조 2위를 지키며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상대는 스위스다.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장 모드리치는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모드리치는 “축구는 잔인하다는 게 오늘도 증명됐다”며 “심판이 왜 인저리타임을 8분이나 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드리치는 “나는 지금도 계속 뛰고 싶지만 언젠가는 축구화를 벗을 때가 있지 않겠나”라며 “일단 계속 뛰겠지만 얼마나 오래 갈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크로아티아 윙백 루카 이바누섹은 “넋을 잃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이 우리 편이었는데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감독은 “축구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우리는 (16강에 진출할 수 있으리라) 끝까지 믿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스팔레티 감독은 화를 내면서 “50대50 도전에서 아직도 우리는 이기지 못하고 있고 이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토너먼트 승부에서 더러운 일(dirty work)을 할 수 잇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