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승의 역할

진나연 기자 2024. 6.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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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지역에선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A교사는 같은 학교 재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직위해제됐다.

해당 교사 역시 또다른 여중생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은 성인과 미성년자,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 등의 문제를 차치하고 교사와 제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심각성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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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연 취재팀 기자

최근 대전지역에선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A교사는 같은 학교 재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직위해제됐다. 해당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사건·사고가 유독 빈번했던 데다, 그동안 해당 교사가 다른 학생들과도 교제를 했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중학교 여성 교사 B 씨도 최근 여제자와 9개월 넘게 교제를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해당 교사 역시 또다른 여중생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은 성인과 미성년자,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 등의 문제를 차치하고 교사와 제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심각성을 더한다. 인정과 애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큰 아동·청소년들의 경우 정신적으로 지배 당하거나 길들여지기 쉽다. 심리·정서적인 후폭풍도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선생과 학생이라는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더욱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위계나 권력 관계 등이 얽힌 아동·청소년 그루밍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간한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2023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8개 지원센터를 이용한 피해 아동·청소년은 전년(862명) 대비 90명 늘어난 952명이었다. 피해 아동·청소년 중 14-16세는 453명(45.7%), 17-19세는 330명(34.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길들이기, 즉 그루밍 피해 사례는 전년(160건)보다 10건 늘어난 170건으로 집계됐다.

물론 교사와 학생 간의 이러한 관계가 그루밍 범죄로만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생들이 아직 스스로의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질 수 없는 미성년자라는 점, 학교라는 공간과 교육자, 지도자로서의 스승의 역할을 생각하면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스승 한 사람이 미치는 영향은 영원히 지속된다. 그 영향이 어디서 멈추는가는 아무도 모른다"는 어느 학자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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