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좀 파세요"…집주인에 '문자 폭탄' 쏟아지는 이 동네

오세성 2024. 6. 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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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면적에 매수세 몰리고 신고가…매물 확보 한창
실수요자들, 신생아 대출 끼고 내 집 마련 나서
"수요자 구매력에 한계…상승 폭에는 한계" 관측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인천 검단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소위 '국민평형(전용면적 84㎡)'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최근 들어서는 더 작은 소형 면적으로도 번지면서 중개사무소들도 앞다퉈 매물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당동 '금호어울림센트럴' 전용면적 74㎡는 이달 6억5800만원(9층)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이전 최고가는 올해 1월의 6억4750만원(17층)이었다.

이 아파트는 검단신도시 중앙에 자리 잡아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인근 '호반써밋1차', '우미린더시그니처', '푸르지오더베뉴'와 함께 '호우금푸'로 불린다. 이들 호우금푸 아파트는 올해 2분기 들어 국민평형 위주로 전고점을 넘어서거나 바짝 다가섰는데, 최근에는 보다 작은 면적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푸르지오더베뉴 전용 75㎡는 지난 15일 6억5500만원(15층)에 거래돼 전고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 4월 6억4000만원(22층)이었다.

호반써밋1차 전용 72㎡는 지난 16일 6억40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지난 2월 6억원(15층)에서 넉 달 만에 4000만원 뛰었다.

그 결과 2021년 기록한 최고가 6억4510만원(1층)과 차이를 약 500만원까지 좁혔다. 우미린더시그니처 전용 74㎡도 이달 6억4000만원(14층)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 6억4500만원(17층)과 차이를 줄였다.

 검단신도시 신고가 행진, 소형 면적으로 옮겨가

검단신도시 다른 아파트들도 가격을 높이면서 호우금푸와 키 맞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원당동 '디에트르더힐' 전용 76㎡는 지난 2일 4억8000만원(19층)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가는 올해 3월의 4억2000만원(15층)이었다.

같은 지역의 '대방디에트르리버파크' 전용 59㎡도 지난 7일 4억9900만원(11층)에 손바뀜되며 새 기록을 썼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3억2000만원(4층)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모두 4억원대 매매됐다.

일선 개업중개사들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상승한 여파로 외부 실수요자가 유입됐고 지역 내 세입자들도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원당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부분 본인 자금에 신생아 특례대출을 추가해 매수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검단신도시 한 주민이 받은 중개사무소 문자 메시지. 사진=독자제공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7일 기준)에서 인천 서구 집값은 8주 연속 상승했다. 인천 집값은 4월 말부터 0.39% 올랐다. 이 기간에 서구는 0.45% 오르며 인천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이렇다 보니 검단 집주인들은 중개사무소의 문자 세례를 받고 있다. 전용 74㎡ 아파트를 분양받아 사는 검단 주민은 "올해 4~5월께 중개사무소들이 전용 84㎡ 소유주들에게 집을 팔라고 문자를 보냈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최근에는 전용 74㎡, 전용 59㎡ 집주인들에게도 매매 의향이 있다면 연락 달라는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주민도 "문자 메시지가 자꾸 들어오니 거슬리지만, 각자 다른 번호로 보내기에 차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개업중개사는 "매수자가 있을 때 팔아야 좋은 값을 받지 않겠느냐"며 "전용 84㎡의 경우 이달 들어 매수세가 끊기면서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매도를 고민하는 집주인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매수세 있을 때 팔아야"…개업중개사들 문자 공세

다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당장 전용 84㎡ 매수세가 줄어든 것이 매수층의 구매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전경. 사진=한경DB


한 개업중개사는 "현재 검단 매수자들은 돈 많은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전용 84㎡ 매수세가 더 작은 면적으로 옮겨간 것도 매수자들의 구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생아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전용 84㎡를 사려면 본인 자금이 3억원 가까이 필요하지만, 전용 74㎡면 그 절반 정도로 매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수 희망인들의 현금 여력이 대개 2억원 내외여서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최저 연 1%대 금리로 5억원까지 주택 구입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라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를 적용한다.

전문가들도 검단 집값이 대폭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021년을 보면 인천 서구 거래의 절반 가까이가 신고가 거래였다"며 "현재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총량 측면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본격적인 상승을 논하기엔 고금리 부담이 여전하고 물량 부담도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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