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 전성시대 활짝…1997년 전설의 이승엽 소환? 3-30-30하면 타자 최연소 MVP ‘성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야흐로 김도영(21, KIA 타이거즈) 시대다. 급기야 1997년 전설의 이승엽을 소환할 가능성까지 있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 더블헤더 1차전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통타, 중월 솔로포를 가동하며 생애 첫 20-20을 달성했다. 1996년 박재홍, 1997년 이병규,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역대 5번째 전반기 20-20이다.
타이거즈 12번째 20-20이며, 국내선수로는 2003년 이종범에 이어 21년만이다. 최연소 2위 20-20에, 최소경기 공동 3위 20-20이기도 하다. 김도영은 이종범 다음에 자신의 이름을 구단 역사에 새긴 것에 감격했고, 류현진을 상대로 20-20을 달성한 것도 영광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그라운드를 돌면서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또 다음 기록이 있다”라고 했다. 대놓고 30-30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반기 20-20을 달성한 5명의 전설 모두 30-30에 성공했다. 심지어 1996년 박재홍을 뺀 3명은 3할까지 쳤다. 김도영은 30-30보다 오히려 3할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지난 주중 LG 트윈스와의 홈 3연전을 중계하면서 김도영이 3할과 30도루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0.341이라는 고타율을 기록 중이라 4푼 이상 까먹을 가능성은 낮다. 도루는 의식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뛴다고 했지만, 이미 22차례 성공했다. 8개 추가는 어렵지 않다.
마지막 관문이 30홈런이다. 반환점을 막 돈 시점에서 20홈런을 쳤으니 10홈런 추가가 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순철 위원도 이범호 감독도 홈런을 의식하지 않는 타격을 강조했다. 홈런을 치고자 의식하는 순간 홈런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정확한 타격, 김도영만의 스윙을 강조한다.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지고, 30홈런을 의식하게 되면 의외로 고비가 찾아올 순 있다.
그렇게 1997년 이종범, 1999년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홍현우, 2000년 박재홍, 2015년 테임즈에 이어 역대 7번째 3-30-30을 달성하면 정규시즌 MVP 가능성을 높인다. 3-30-30 달성자 7명 중 MVP 수상자는 2015년 테임즈가 유일하다.
그러나 1997년 이종범은 MVP 투표 7표를 받아 3위에 올랐고, 1999년 이병규는 표는 받지 못했지만, MVP 후보에 올라 5위를 차지했다. 2000년 박재홍은 2표를 받아 4위를 차지했다. 2015년 테임즈는 50표를 받아 44표의 박병호를 따돌리고 MVP가 됐다.
▲역대 3할-30홈런-30도루 달성자
이종범 1997년 0.324 30홈런 64도루 74타점 MVP 3위
이병규 1999년 0.349 30홈런 31도루 99타점 MVP 5위
제이 데이비스 1999년 0.328 30홈런 35도루 106타점
홍현우 1999년 0.300 34홈런 31도루 111타점
박재홍 2000년 0.309 32홈런 30도루 115타점 MVP 4위
에릭 테임즈 2015년 0.381 47홈런 40도루 140타점 MVP
1997년과 1999년엔 이승엽의 전성시대였다. 3-30-30이 홈런왕을 이길 순 없었다. 2000년엔 박경완의 포수 홈런왕 타이틀에 대한 의미가 컸다. 해당 시즌 더 확실한 임팩트가 있는 선수들이 MVP를 가져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올 시즌은 어떨까.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고, 후반기도 남아있다. 그러나 투타에서 확실한 MVP 후보는 떠오르지 않는 실정이다. 타고투저 시즌이라 압도적 투수는 없다. 타자 쪽에서도 압도적인 선수는 없다. 개인 기록도 독식하는 선수가 없다.
김도영은 타율 6위(0.341), 홈런 2위(20개), 최다안타 3위(101개), 타점 10위(56개), 득점 1위(71개), 도루 7위(22개), 장타율 2위(0.608), 출루율 11위(0.402)다. 득점만 1위지만, 대부분 주요 타격 부문 최상위권이다.
더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4.78로 1위, 조정득점생산력 156.8로 3위다. 여기에 3-30-30이란 임팩트가 더해지면 MVP 후보로 손색없다. 만약 김도영이 MVP에 선정되면 타자 최연소 MVP가 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타자 최연소 MVP는 1997년 이승엽의 21세다. 물론 이승엽 감독이 1976년 8월생이고 김도영은 2003년 10월생이라 엄격히 말할 때 최연소 MVP가 되긴 어렵다. 그러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의미는 있다. 참고로 역대 최연소 MVP는 2006년 류현진의 19세.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