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어대한' 흔들기?…'채상병 특검 찬성' 한동훈 협공

정경훈 기자, 한정수 기자 2024. 6. 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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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06.2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여당이 자체적인 채상병 특별검사법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다른 당 대표 후보들이 협공을 가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가나다 순)이 일제히 한 전 위원장의 제안을 반박하고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고 밝힌 한 전 위원장을 이날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소통관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하는 (여당이 특검 추천에서 배제된) 특검으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진실을 규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삼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이날 오전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 추진은) 실체 규명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대통령 탄핵으로 가기 위한 의도다. 원칙적으로 공수처 수사가 끝난 뒤에 수사가 이상하다고 하면 당연히 특검을 가야 한다"며 "야당이 '한동훈 특검'도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으면 하시겠느냐. 나이브하고 순진한 생각이다. 역시 정치를 좀 오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와 무관하게 특검하자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수사가 끝났음에도 의혹이 흔쾌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특검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할 수 없다.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선 특검은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에 "한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기에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며 "조국혁신당이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도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했다. 앞서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당 대표 출마선언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채상병 특검법을 통해 유력 당권 주자인 한 전 위원장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고 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은 '나는 당론에 동의한 적 없다'며 보다 자유로운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며 "다만 다른 주자들 중에는 현직 의원도 있고 당정 일체를 주장하는 후보도 있는 만큼 기존 당론에서 벗어난 주장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정치학)는 "채상병 특검이 대통령실에 불리한 이슈여서 핵심 지지층은 '특검 수용'에 거부감이 있다"며 "다른 주자들이 한 전 위원장에게 '반윤' 프레임을 씌워 당심 투표에서 반사이익을 보려는 것으로 전당대회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당원투표(당심) 80%, 일반 국민투표(민심) 20%로 치러진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추진하자고 제시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지금의 민심 그리고 지금까지의 상황들을 충분히 고려한다면"이라고 전제하면서 "이렇게 설득력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을 진정으로 살리고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승부수"라며 "보수 정당과 정부가 지금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도가 당심을 얼마나 움직일지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향후 (여당에서) 채상병 특검 찬성표가 늘지도 관전 포인트"라며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한 전 위원장에게 찬성한다고 밝혔다. 향후 '특검이 윤석열 정부에게 도움된다'는 논리가 여당 내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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