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단지가 먼저 재건축?"…달아오른 1기신도시 '선도지구' 레이스

"우리부터" 단지들도 분주…설명회 열고, 신탁사 계약까지
"지구 지정이 사업 여부 담보는 아니야…시장 회복이 관건"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1기 신도시 재정비에서 재건축 '첫 주자'가 될 선도지구 선정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안전진단 완화·면제, 용적률 상향 등 각종 재건축 규제가 완화 혜택이 적용된다. 변수는 공모 신청서 접수일까지 주민 동의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를 이날부터 개시한다.

신도시별로 공모지침도 공개되는데, 지침에는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신도시별 평가 기준, 특별정비예정구역(안), 동의서 징구 절차 및 양식 등이 포함된다.

공모는 특별정비예정구역(안)에 포함된 구역을 대상으로 한다. 25일 공고 후 동의율 확보 등 3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공모 신청서 접수 후 10월 평가를 거쳐 11월에 각 지자체가 신도시별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단지별로 동의율을 공모 신청서 접수일까지 유지하거나, 부족한 지역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단지별로 동의율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분당시범1구역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1차 설명회에 지난 16일 2차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신탁 방식을 선택하는 재건축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 분당 시범 우성‧현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한국자산신탁을 우선협상대상 예비신탁사로 선정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분당 한솔마을123단지도 한국토지신탁을 신탁사로 선정했다.

유력단지로는 일산에선 강촌1·2단지와 백마1·2단지(2906가구), 후곡마을3·4·10·15단지(2564가구), 백송마을5단지(786가구) 등이 꼽힌다.

분당에선 △이매 풍림·선경·효성 △한솔마을 1·2·3단지 △정자일로(임광보성·한라3·화인유천·계룡·서광영남) △까치마을·주공 5단지 △양지마을(한양1·2단지 및 금호1·3단지, 청구2단지) 등이 거론된다.

8000가구로 가장 규모가 컸던 서현 시범단지(한신·한양·우성·현대)는 역세권(삼성한신·시범한양), 비역세권(시범현대·시범우성)으로 분리됐다. 지나치게 규모가 크면 동의율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8000가구면 분당에 배정된 전체 물량에 해당하는데, 이는 성남에도 부담이다.

한 추진위 관계자는 "규모도 크면 점수가 높아지겠지만 그러면 동의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며 "동의율이 배점이 가장 높아 이를 확보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도지구 만능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선도지구 지정과 사업 추진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선도지구에 지정됐다고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사업 과정에 접어들었다가 분담금 등을 확인하고 떨어져 나가는 단지가 충분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지금은 동의율이 중요하지만, 사업을 위해서 필요한 건 사업성"이라며 "단지별로 속도가 매우 다를 것이고, 분담금을 못 이겨내는 단지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장 회복 여부가 1기 신도시 정비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렬 교수는 "시장 회복 여부 주요 관건이다. 오를 거라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며 "어쨌거나 선도지구 지정 후 다음 스텝도 중요한데, 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다음 지구 선정에서도 따라가는 단지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며 "침체가 지속된다면 공사비 등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1기 신도시 정비의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