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發 금투세·배당세 개편, 韓증시 밸류업 랠리로 이어질까
주식 투자자 늘리고 배당성향 키우고
용산 "재정악화·巨野 반대 탓에 고심
다만 밸류업 野도 공감해 절충될 것"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 주도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추진되면서,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는 7월 ‘밸류업 2차 랠리’가 올 수 있다는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세수 부족 우려, 또 입법 사안들이라 거대야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어 랠리로 이어질 것이라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배당소득은 종합소득 합산 탓에 중과되고 있다. 이자와 배당소득을 합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대 45% 세율이 붙는다. 이런 탓에 그렇지 않아도 낮은 배당성향이 커지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거론하며 후속 대책으로 금투세와 함께 배당소득세를 언급하며 세제개편을 언급한 바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금투세 폐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진다면 주식 투자자들 유출을 막는 건 물론 나아가 추가 유입까지 바라볼 수 있다. 7월 세제개편안 발표가 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대책 발표에 이어 2차 랠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이는 이유이다. 정부의 밸류업 대책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세제개편은 파급효과가 커 일시적 변동이 아닌 랠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이다.
문제는 큼직한 걸림돌이 2가지나 있다는 것이다. 금투세와 배당소득세뿐 아니라 전체 세제개편의 고민점인 세수 부족, 다른 하나는 국회에 거대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입법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만 그치고 법안은 막힌다면, 세제개편은 일시적인 상승장만 부를 뿐 랠리로 이어지진 못할 공산이 크다.
먼저 세수 부족은 정부에 큰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민생 안정을 위해 감세정책을 적극 펴는 동시에 재정안정성도 추구하고 있지만,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지난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누계 기준 64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이다. 거기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세수결손 가능성이 높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처럼 세수결손이 60조원까지 가진 않겠지만 20~30조원 정도는 세금이 덜 걷힐 전망이라 감세정책을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의지로 내놓은 여러 감세정책들은 필요성이 크긴 하지만, 세수부족이 쌓이면서 나타난 재정악화가 심각해서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야당에서도 정부의 여러 정책들에 재원대책부터 내놓으라고 하니 더욱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정악화는 야당을 상대하는 것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안 그래도 야당은 감세에 대체로 부정적인데, 재정도 부실한 상태이니 반대 명분이 더욱 커져서다. 특히 모든 감세정책의 걸림돌인 ‘부자감세’ 공세가 큰 힘을 얻는다. 금투세와 배당소득도 마찬가지로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히기 쉽다. 금투세는 일정 소득 이상에 중과되고, 배당소득도 큰 규모의 종합소득에 포함되면서 중과되는 세금이라서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희망을 거는 건 증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는 야당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주식을 한 주 이상 보유한 국내 주식 투자자 수는 1441만명에 달해 정치권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밸류업 차원에서 관련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건 야당도 근본적으로 반대하진 못할 것”이라며 “금투세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정부가 제시한 대로는 못하더라도 중간점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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