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고 깨진 이제훈→관능적인 구교환의 추격전, ‘탈주’ [SS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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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선행을 베풀고 인정이 많은 규남(이제훈 분)은 자신의 삶을 가꾸고 싶어했다.
10년 넘게 휴전선 인근에서 생활한 규남은 인근 지형을 꿰뚫고 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탈주'는 번쩍 눈을 뜨는 규남의 얼굴에서 출발했다.
이제훈은 자유를 원하는 규남을 날카로운 눈빛과 우직한 발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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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누구보다 선행을 베풀고 인정이 많은 규남(이제훈 분)은 자신의 삶을 가꾸고 싶어했다. 어차피 계급도 가장 천해 군 생활을 포기하면 탄광에 끌려갈 형편이다. 자유가 보장된 남한으로 귀순할 계획을 세웠다. 걸리면 총살이다.
10년 넘게 휴전선 인근에서 생활한 규남은 인근 지형을 꿰뚫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에 지뢰가 깔려 있는지 오랫동안 파악했다. 비가 쏟아지면 지뢰가 흩어지기 때문에, 장마가 오기 전 도망칠 계획이었다.
하필 비가 쏟아지기 하루 전 탈주 계획이 걸렸다. 총살 직전 나타난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은 모든 죄를 동혁(홍사빈 분)에게 뒤집어씌웠다. 규남에겐 보위부 사단장의 비서를 맡겼다. 평소 쉽게 넘볼 수 없는 자리다. 하지만 규남은 “내 앞길은 내가 정한다”며 기회를 박차고 남으로 향한다. 처절한 추격이 시작됐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탈주’는 번쩍 눈을 뜨는 규남의 얼굴에서 출발했다. 잠을 포기하는 데서 오는 고통은 잠시일 뿐, 귀순을 강하게 염원하는 진한 눈이다.
늘 불안하고 예민했다. 이제훈은 자유를 원하는 규남을 날카로운 눈빛과 우직한 발로 그려냈다. 기민하게 주위 공기를 느끼면서, 쉼 없이 달리고 넘어지고 깨졌다. 스크린을 통해 이제훈의 고생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현상은 엘리트 중에서 엘리트다. 피아니스트에다 러시아 유학파 출신이지만, 고위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군인이 됐다. 누구보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크지만, 체제에 순응하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이 지옥인 건 똑같다는 판단에서다.
늘 여유롭고 느긋했다. 시야가 넓어 위기를 기회로 빠르게 전환했다. 군인으로서 능력도 탁월했다. 광기를 품고 있지만, 여우처럼 사람을 구슬리는 능력도 뛰어났다. 구교환이 그린 현상은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관능적이다.
복잡한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의 추격전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영화는 무섭게 질주한다. 위기가 생기고 극복한 뒤 다시 위기가 나오는 패턴인데, 관객의 예측을 벗어난다.
서스펜스가 강력하다. 손에 땀이 쥐어지고, 숨 쉬는 것을 잊을 정도로 몰입도가 상당하다. 달리기하는 장면은 웬만한 카체이싱보다 빠르다. 컷을 재빠르게 나누는 편집이 영민하다.
광활한 대지와 우거진 풀숲,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지뢰, 맑은 태양과 쏟아지는 폭우 등 배경을 십분 활용했다. 멀리 지평선이 보일 때는 속이 뻥 뚫렸다. 넓은 스크린에 담긴 북한의 풍광이 사실감을 안겼다. 이종필 감독의 감각이 빛나는 작품이다.
‘탈주’는 북한군에게 인간미를 부여했다. 딱히 선악이 구분되지 않고, 쫓고 쫓기는 자로만 구분했다. 규남에게 강한 연민이 들지도 않고, 현상이 딱히 밉지도 않다. 그 균형감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남기게 한다.
러닝타임은 약 90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질주하는 규남의 발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이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현상과 마주한다. 그 둘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에 끌려가다 보면 곧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어설픈 신파도, 작위적인 감동도 주려 하지 않는다. 질주 끝에 만난 담백한 엔딩은 더 큰 여운만 남길 뿐이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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