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시간 보내는 데이비스, 돌아온 뉴욕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성공의 맛을 봤던 뉴욕으로 돌아왔다. 데이비스는 반등할 수 있을까.
뉴욕 양키스는 6월 24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조던 그로샨스를 오클랜드에 내주고 내야수 J.D. 데이비스와 현금을 받았다. 지난 19일 오클랜드에서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된 데이비스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게 됐다.
데이비스는 올시즌 오클랜드에서 39경기에 출전해 .236/.304/.366 4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 이하의 생산성인 부진한 성적. 부진이 DFA로 이어졌다. 데이비스는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선수. 오클랜드 입장에서도 부진한 데이비스를 굳이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데이비스는 이런식으로 팀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1993년생 데이비스는 7년 동안 빅리그에서 준수한 타격 생산성을 선보였다.
데이비스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됐다. TOP 100급 유망주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대학 신인으로 마이너리그부터 준수한 성적을 쓰며 프로 무대에 무난히 적응했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고 2017년 빅리그 무대를 밟은 데이비스는 2년 동안 빅리그에서 66경기 .194/.260/.321 5홈런 1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데이비스의 야구 인생은 트레이드와 함께 달라졌다. 데이비스는 2019시즌을 앞두고 2:3 트레이드로 뉴욕 메츠로 향했다. 탄탄한 전력을 가진 휴스턴은 데이비스가 당장 빅리그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고 마이너리거 3명을 받는 것으로 미래를 준비했다. 호세 바티스타, 토드 프레이저, 제이 브루스 등 베테랑들이 주전 로스터의 다수를 차지하던 메츠는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더 젊은 타자가 필요했다.
이적은 확실한 전환점이 됐다. 메츠에서 좌익수와 3루수로 기회를 얻은 데이비스는 2019시즌 140경기에 출전했고 .307/.369/.527 22홈런 5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평균 타구속도 시속 91.5마일, 강타비율 47.9%, 기대가중출루율(xwOBA) 0.383, 기대타율 0.308을 기록하는 등 보이는 성적 뿐 아니라 타구 질까지 뛰어난 강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단축시즌에는 성적이 조금 떨어졌고 2021시즌에는 부상을 겪기도 했지만 2019시즌의 활약은 '한 해 반짝'이 아니었다. 데이비스는 2019-2021시즌 3년 동안 269경기에서 .288/.373/.472 33홈런 99타점을 기록하며 확실한 타격 능력을 가진 강타자로 거듭났다. 수비는 아쉬웠지만 그를 만회할만한 타격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전환점이 찾아왔다. 2022년 메츠에서 66경기 .238/.324/.359 4홈런 21타점으로 부진한 데이비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다린 러프와 트레이드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이적 후 49경기 .263/.361/.496 8홈런 14타점으로 반등에 성공한 데이비스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주전 3루수로 144경기에 출전해 .248/.325/.413 18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생산성이 있는 타자였지만 장타력의 하락을 맞이했다.
불안요소를 보인 데이비스는 순식간에 자리를 잃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3월 3루의 새 주인으로 FA 맷 채프먼을 선택했고 데이비스를 방출했다. 지난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데이비스였던 만큼 방출은 예상 밖이었다. 방출된 데이비스의 손을 잡은 구단이 바로 오클랜드였다.
주축 스타플레이어들을 꾸준히 트레이드한 오클랜드는 '기회의 땅'. 데이비스는 오클랜드에서 쉽게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개막 첫 일주일 정도만 활약했을 뿐 이후 부진을 거듭했고 부상까지 겪었다. 그리고 결국 자리를 잃고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많은 부문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평균 타구속도는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이고 강타 비율도 높지만 발사각도가 2.7도로 뚝 떨어졌고 스윗스팟 명중율도 22.6%로 개인 평균(33.1%)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발사각도가 낮아지니 땅볼은 급증했고 스윗스팟에 맞지 않으니 빗맞은 타구도 늘어났다. 기대지표도 뚝 떨어졌다. 여전히 강한 타구를 날리고 배트스피드도 준수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외에는 모두가 아쉽다. 수비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양키스도 기회의 땅일 수 있다. 양키스는 주전 1루수인 앤서니 리조가 부진 끝에 부상을 당했고 3루의 DJ 르메이휴도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조를 대신해 콜업된 기대주 벤 라이스도 아직은 빅리그에 다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1,3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데이비스에게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다. 양키스에서 반등세를 보인다면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서 다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대학 신인으로 시작이 빠르지 않았던 데이비스는 어느새 31세가 됐다.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은 상황.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이비스가 돌아온 뉴욕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J.D. 데이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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