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후 처음' 이재명, 대표 연임 도전···강선우·김병주 최고위원 출사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놨다. 오는 8월 새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직을 연임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또 차기 당 지도부에서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 후보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최고위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당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최고위원들의 협조, 그리고 당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지금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무사히 임기를 계속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당대표 사임에 대해 주로 밝혔지만 차기 당대표에 또 도전할 것이란 의사도 숨기지 않았다. 당대표 도전 선언을 위한 회견도 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 정말로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또 그 와중에 비무장지대에서 경고사격이 벌어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 한반도 안보 역시 매우 불안한 가운데 얼마나 걱정과 근심, 그리고 고생이 많으신가"라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민주당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 길지 않게 고민해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단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전당대회에)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출마 선언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8월28일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77.77%를 얻어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됐다. 대표 임기는 2년이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최고위원, 전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후보자는 후보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내려놔야 한다.
민주당은 8월18일을 전후한 시점에 전당대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주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주 초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후보 등록 공고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사임한 뒤 당분간 당 대표직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겸임한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이 전 대표 외에 차기 대표 도전자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당선이 유력하기에 정치권에서는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이란 말도 나온다.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의원들도 속속 등장했다.
당장 21대 국회에서 이 전 대표와 호흡을 맞춰 당 대변인을 지냈던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가장 먼저 최고위원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재선인 강 의원은 지난 24일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당원 주권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다"며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 이재명 당대표, 강선우 최고위원과 함께 정권 탈환의 길로 가자. 이재명을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고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미국 방문 중인 재선의 김병주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배포하고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40년 가까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으로 목숨 바쳐 헌신했다. 그리고 지난 21대 국회 비례대표로 우리 국방과 안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한반도가 위험하다. 윤석열 정부의 국방실패, 안보참사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구해야 한다. 국방 전문가, 안보 지킴이 김병주가 최고위원이 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두 사람 외에도 4선 김민석 의원, 3선 전현희 의원, 재선 민형배 의원, 한준호 의원 등이 최고위원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연임 도전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실제 연임에 성공할 경우 이는 민주당 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첫 당대표 연임 사례로 기록된다. 1995년~1997년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국민회의)에서 총재를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회의를 확대·개편 창당한 '새천년민주당' 총재직도 2000년 1월까지 연임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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