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빌라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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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빌라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 전세시장에 경고 신호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1분기 수도권의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빌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량이 2만7510건으로 54.1%를 차지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각에서는 공공을 겨냥해 "신축빌라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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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를 올리지 못했던 집주인들이 앞다퉈 전세가격을 올리면서 특정 아파트 단지는 '전세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중심의 비(非)아파트 시장과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빌라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면 전세시장에 경고 신호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1분기 수도권의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빌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량이 2만7510건으로 54.1%를 차지했는데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빌라는 주거 사다리의 첫 단계다. 집주인은 보증금으로 목돈을 마련하고 세입자는 월세나 전세를 살며 돈을 모아 아파트를 산다. 이런 주거 상향의 공식을 전세사기가 무너뜨렸다.
'빌라 포비아(공포증)' 탓에 빌라 공급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 물량 10가구 중 9가구는 아파트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비중이다.
건축비 상승으로 주택 착공 전반이 지연되고 있으나 그나마 착공되는 것도 대부분 아파트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비중은 2017년 70%에서 2022년 80%, 지난해 88%를 기록했다. 전세사기로 더욱 아파트 쏠림이 심해지고 단독주택·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에 대한 주거 선택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청년과 서민층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던 비아파트가 줄어들면 주거비용은 당연히 상승해 이들이 기댈 곳은 줄어든다. 전세사기 우려로 빌라 전세를 월세로 갈아탈 경우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진다.
아파트는 사업계획 수립 후 입주까지 통상 5년이 걸린다. 전반적인 공급 부진을 효과적으로 뚫기 위해서는 신속 공급이 가능한 빌라, 다세대주택 형태의 공급이 필요하다.
향후 2~3년 뒤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정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비아파트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기존 빌라의 순기능을 확대하는 동시에 안정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든든전세주택 등 공공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이를 통해 최악의 사태인 비아파트 '공급 절벽'을 해소하는 동시에 건설 시장 활력에 단초가 될 수 있다. 빌라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을 겨냥해 "신축빌라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는 빌라 공급이 줄고 있는 시장 상황과 서민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다.
물론 신축빌라 매입가격의 거품 여부는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지금은 오히려 공공에서 적극적으로 신축 빌라를 공급해 줄어드는 시장을 보완하고 불안감을 덜 때다.
빌라는 죄가 없다. 빌라도 전세사기로 오명을 쓴 피해자 중 하나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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